돌아온 국대 GK 송범근 "전북 승강PO 보며 속상했다…이승우가 오라고 하더라" [방콕 인터뷰]

돌아온 국대 GK 송범근 "전북 승강PO 보며 속상했다…이승우가 오라고 하더라" [방콕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2025-01-25 21:38:43 신고

3줄요약



(엑스포츠뉴스 방콕, 김정현 기자) "우승만 하던 팀이 그렇게 되니 한편으로 속상했다. 돌아온 전주성에서 팬들과 함께 잔치를 즐기고 싶다." 

전북 현대가 위기를 간신히 벗어났다. 새 도약이 필요한 시기에 천군만마 같은 선수가 한 명 돌아왔다. 국가대표 골키퍼 송범근(27)이 바로 그다.

지난 24일(한국시간) 태국 방콕 근교 전북 현대 숙소에서 만난 송범근은 오랜만에 전북 구단 엠블럼이 달린 훈련복을 입고 등장했다. 

1997년생으로 어느덧 전성기 나이를 맞았다. 송범근은 어린 시절부터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194cm에 달하는 큰 키에 훌륭한 선방 능력을 자랑한 그는 2018년 전북에 입단하며 레전드 같은 기존 골키퍼 권순태의 뒤를 이을 전북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인 2018시즌부터 0점대 방어율을 선보이며 주전 골키퍼가 된 송범근은 매 시즌 경기 당 1점대 이상으로 방어율이 넘어가지 않는 선방 능력을 자랑하며 전북 왕조의 일원이 됐다. 그는 전북에서만 리그 우승 4회, FA컵(코리아컵 전신) 우승 2회를 차지하는 등 우승 DNA를 갖췄다.



2022시즌 리그 우승 실패 이후, 송범근은 J리그1 쇼난 벨마레로 이적해 해외 무대에 도전했다. 2023시즌에 벨마레가 강등 위기를 겪으면서 송범근을 향한 비판도 있었다. 전북에서만큼 선방 능력이 나오지 않았고 2023년 여름엔 발부상으로 긴 시간 이탈해 고생했다. 

두 번째 시즌엔 팀 내 베테랑 골키퍼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후반기에 벤치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결국 송범근은 다시 출전 시간을 늘리기 위해 팀을 찾았고 친정팀 전북이 다시 손을 내밀며 K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전북도 송범근이 나간 사이 큰 아픔을 겪었다. 특히 지난 2024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지며 큰 위기를 맞았던 것에 송범근도 공감했다. 

그는 "친정팀이어서 속상하기도 하고 그런 안타까움 마음이 컸다. 우승하던 팀이었는데 어려운 시기까지 오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한편으로 속상했다"라면서도 "쇼난에서 강등권 싸움해 본 입장으로 한 경기 한 경기가 낭떠러지였을 텐데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전북이 떨어질 거란 느낌이 없었다. 그래도 전북 끝까지 살아남을 거란 신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전북으로 돌아온 송범근은 "K리그 관중들도 이제 많이 들어오니 기대가 된다. 쇼난 벨마레는 트랙이 있어 전주성 느낌이 안 났다. 많은 관중과 함께 잔치를 즐기고 싶다"라며 새 시즌을 기대했다. 

다음은 송범근의 일문일답.



-돌아온 팀 분위기는 어떤가.

마음 편한 상태에서 훈련하고 있다, 어색하지 않고 아는 관계자, 선수들도 있어서 익숙하다.

-절친 이승우랑 소속팀에서는 처음으로 같이 뛰게 됐다.

이승우가 전북에 왔을 때부터 내게 "전북으로 와"라고 했다. 같이 있어 좋다. 후아힌에서 룸메이트였는데 같이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고 대표팀에서 같이 하다가 소속팀에서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다"라는 말도 했다. 이승우가 있어 더 편안함을 느낀다.

-전북이 본인이 떠나기 전후로 어려움이 많고 직전 시즌엔 승강플레이오프까지 경험했는데 보면서 어땠나.

친정팀이어서 속상하기도 하고 그런 안타까움 마음이 컸다. 우승하던 팀이었는데 어려운 시기까지 오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한편으로 속상했다.

-송범근 빠진 뒤, 전북이 내리막길 걸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가 없어서 팀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 한 명 빠져서 흔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됐다. (김)진수 형은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다"고 했는데 그냥 하는 말인 것 같다 .

-승강PO 지켜보면서 초조했을 텐데.

쇼난에서 강등권 싸움해 본 입장으로 한 경기 한 경기가 낭떠러지였을 텐데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전북이 떨어질 거란 느낌이 없었다. 그래도 전북 끝까지 살아남을 거란 신뢰가 있었다.



-쇼난에서 2년간 많은 일 있었는데.

J리그를 경험하며 K리그와 다른 축구여서 그 부분에서 더 많은 걸 경험했다.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물론 안 힘들면 거짓말이지만, 분명히 배운 게 있었다. 그걸 가지고 K리그에서 보여줘야 한다.

-다른 축구라면 뭘 말하는 것인가.

일본 축구는 잔디가 워낙 좋아서 빌드업에 문제가 없었다. K리그 선수들의 빌드업이 나쁘다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적 문제가 있을 것이다.

J리그에서 성적 낸 팀들은 맨시티처럼 빌드업하지 않고 빨리 골로 향할 수 있는 전술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술적인 경기, 전술이 달라 누가 잘하고 못하고 떠나 다른 축구라고 생각한다.

-일본 가서 개인적으로 배운 점은.

전북 후방 빌드업보다 쇼난에서 빌드업 참여율이 더 많았다. 빌드업 방법, 전방 압박 많이 해서 뒷공간 케어, 경기 템포를 따라 가면서의 경기 운영 등을 골키퍼가 해야 하는 역할이 내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 더 많았다. 그런 점들을 많이 배웠다.

-킥에 원래 자신 있었나.

K리그에서 짧은 패스를 잘하는 게 더 잘하는 느낌이었는데 J리그에선 한 칸 건너서 주는 패스를 더 중요. 킥 연습도 많이 했다. 한국은 중장거리 패스면 킥축구라는 느낌이다. 그런 게 아니라 길게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업그레이드가 된 것 같은가.

그럴 수 있다. 아는 게 더 많아지고 경험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됐다고 생각한다.



-부상, 경쟁 등 어려운 시기 겪었으면서 성숙해진 것 같은데.

타지 생활, 혼자 생활해야 하고 이겨내야 했던 시간들이 필요했다. 그 상황에서 경기 못 뛰고 부상 당해 힘든 시간, 그래서 더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혼자 외롭게 싸우는 선수들이 공감됐고 대단하다는 생각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전북이 정말 좋은 팀이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

-후배들이 좀 생겼는데.

중고참 정도다. 해야 할 역할 더 많아졌지만, 책임감 생긴 느낌이다. 그 사이 형들, 후배들같이 조율해 나가는지 생각해야 한다. 팀이 흔들렸던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 성적 좋을 때 한 팀으로 잘 정리돼 있었다. 그런 부분을 가져가야 할 것은 가져가고 뺄 것은 빼야 한다.

-국가대표팀 복귀 위해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대표팀에 들어가는 게 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모든 선수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려면 경기에 나서서 좋은 경기를 보여야 한다. 그런 부분이 가장 커서 전북 선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 같다.

-동료들이랑 같이 지내는 데 어려움 없었나.

밥도 같이 먹었다. 그 팀에 어린데 결혼한 선수들이 많아서 가정이 있었다. 시간 내기 어려웠지만 같이 밥 먹으러 가고 했다.

-일본 생활 재미있었나.

경기 잘해서이기도 하면 어떤 걸 해도 재밌다. 어떤 재밌는 걸 해도 경기를 못 뛰고 혼자 타지에 있는 게 힘들었다. 그런 재미보다 축구에 전념하려고 했다.



-일본에서 있을 때 K리그를 보며 느낀 점은.

잔디가 아쉬웠다. 일본 같은 잔디면 K리그 선수들이 더 좋은 퀄리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은 잔디가 밟아도 밟아도 계속 좋다. 회복이 빠르다. 쇼난 벨마레는 들어보니 스폰서가 잔디 관리 회사였다. 그래서 경기장 잔디가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K리그도 잔디만 더 좋아지면 더 좋은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옛 감독이 골키퍼에게 강조하는 점은.

선방 능력, 뒤에서 팀 수비 조율, 크로스 방어 능력이나 뒷공간 케어 능력이다. 마지막이 빌드업이다. 골키퍼는 잘 막아야 한다는 생각 갖고 계신다.

-포옛 감독 스타일은.

시원시원하시다. 남자 같은 스타일이다. 기본적인 것들을 짚어주시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선수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도움을 주신다. 확실히 이야기를 해주시니 우리가 무얼 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정리가 됐다. 그 후는 선수의 몫이다. 신뢰가 생기니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일본에서보다 부담 덜 한가.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리스크를 크게 감수하면서 빌드업 원하기보다 단순하게 하신다. 그 상황 안에서 그것만 할 수 없으니 잘 융합해서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필드 플레이어들과 같이 훈련하던데.

웨이트 훈련도 같이 하고 같이 뛴다. 좀 지나서는 필드 5km 뛸 거 반만 뛰고 나와서 골키퍼 훈련한다. (부러워하는지) 그런 선수들도 있다.

-살이 많이 빠졌다.

지금 5kg 정도 빠지고 체지방도 많이 빠졌다. 동계 훈련 기간에 체지방 감량과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전주성 복귀가 기대될 것 같다.

K리그 관중들도 이제 많이 들어오니 기대가 된다. 쇼난 벨마레는 트랙이 있어 전주성 느낌이 안 났다. 많은 관중과 함께 잔치를 즐기고 싶다.



-조현우란 벽을 넘고 싶을 텐데.

(조)현우 형이 존경스럽다. 두 번째 골키퍼 K리그 MVP였다. 현우 형을 보면서 꿈이 생긴다. 넘어야 할 산보다 그 길을 걷고 싶다.

실력이나 다른 부분은 더 말할 게 없다. 현우 형을 보며 동기부여를 느낀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올 시즌엔 K리그1 베스트 일레븐 골키퍼도 수상할 수 있지 않을까. 현우 형 SNS를 봤는데 트로피를 쫙 나열했더라. 정말 어려운 일인데 동기부여를 느끼며 잘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진=전북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쇼난 벨마레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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