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화하다 싸울까 무서워"…탄핵정국 속 설연휴, 현명한 대화법은

"정치 대화하다 싸울까 무서워"…탄핵정국 속 설연휴, 현명한 대화법은

경기연합신문 2025-01-25 12:0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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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이 귀성객 등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5.1.24/뉴스1 ⓒ News1

 


뉴스1에 따르면 설 연휴에 조부모 댁이 있는 대구에 가는 이 모 씨(27)는 텔레비전 리모컨을 사수하리라 다짐한다. 이 씨는 "뉴스가 나오면 정치 얘기가 나올 텐데, 우리 집만 진보 성향이고 다른 친척들은 전부 보수 성향이라 싸울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에 정치는 대화 단골 주제지만 올해는 너무 무섭다. 뉴스가 안 나오는 채널로 계속 돌려놓을 것"이라며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맞은 설 연휴, 견해가 서로 다른 가족과 모이는 이들은 '정치 싸움'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다. 탄핵과 12·3 비상계엄 선포,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등 견해차가 극단적인 이슈들이 명절 밥상 위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 사이에서 정치적 견해차를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아 고향에 내려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들도 있었다.

'응원봉'을 들고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세 차례 참석했다는 박 모 씨(31)는 "평소에도 부모님이 설득하려고 해서 대화를 피해 오곤 했는데, 올해는 심하게 부딪힐 것 같아 아예 내려가지 않으려고 한다"며 "너무 다른 생각을 확인해버리면 가족이라 더 실망하고, 그런데 가족이라 안 볼 수도 없어서 나중에 상황이 마무리되면 뵈러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유통일당·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구성원들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네거리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왼쪽)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6차 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5.1.11/뉴스1 ⓒ News1

 



정치 현안이 명절 대화 주제로 등판했을 때,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고 현명하게 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설득하려는 노력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소통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명절마다 정치가 대화의 단골 주제가 되는 건 '집단주의'가 강한 우리나라 문화권의 특성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집단주의'가 강한 문화권이라 가족끼리도 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더 많은 관심을 갖는 편"이라며 "흑백논리로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대하면 피로감과 서로에 대한 실망만 강해질 수 있으니 다양한 사고를 존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 개인주의 문화보다 친밀도가 강한 문화라 가족이라면 더더욱 서로의 의견을 더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항상 중간쯤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나의 의견만이 무조건 맞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 말을 대화의 방향성으로 삼으려고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해진 시기에 맞는 이번 설에 정치 현안을 주제로 한 대화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유 교수는 "대화를 피한다고 견해차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사회적 입장이나 관계를 고려해 남과 하기 어려운 정치 관련 이야기를 오히려 편하게 해볼 수 있는 기회가 가족 간의 대화"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번 설 만큼은 나 또한 너무 심각하게, 과하게 접근하고 있을 수 있으니 정치 현안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건 조금 접어두면 좋겠다"며 "끊어질 수 없는 가족 관계에서 서로에 대해 낙인을 찍게 되면 상처는 더 클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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