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갑작스러웠던 차유람(휴온스)의 LPBA 투어 복귀는 성공적이다. 적응을 마친 그는 이번 시즌에 예전처럼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며 두 차례나 준결승에 진출했다.
정치권으로 외유한 뒤 오랜 시간 큐를 잡지 않고 경기 감각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적응력이다.
차유람은 포켓볼 선수 시절에 예쁘장한 얼굴과 달리 근성으로는 따라올 선수가 없을 만큼 뛰어난 승부사 기질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3쿠션으로 종목을 바꿔서 LPBA 투어에 도전했을 때도 오랜 구력과 타고난 재능으로 인해 정상급 도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매번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결승 문턱에서 무려 4번이나 좌절을 맛봤다.
포켓볼에서 3쿠션으로 같이 전향한 동료이면서 라이벌인 김가영과 LPBA 투어 준결승에서 4차례 대결한 차유람은 아쉽게도 한 번도 이기지 못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첫 대결이었던 21-22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는 0-3으로 패했고, 얼마 후 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다시 김가영과 대결했으나 2-4로 져 쓴잔을 들이켰다.
김가영에게 준결승에서 패한 직후 차유람은 정치권에 참여하면서 은퇴를 선언했다가 2년여 만에 당구선수로 복귀했다.
'정치 외유' 곱지 않은 시선도 극복한 강철 멘탈…과연 마지막 퍼즐 맞출 수 있을까
정치권에 발을 담갔던 전력으로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차유람은 특유의 강한 멘탈을 앞세워 극복,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다만, 그사이 더 높아진 김가영의 아성을 단기간에 차유람이 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고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이번 시즌에 두 차례 준결승에서 다시 만났는데 차유람은 세트스코어 0-3으로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모두 졌다.
차유람이 큐를 놓는 동안 김가영은 점점 더 실력을 쌓으며 LPBA 무대를 평정했기 때문에 단순히 기록만 놓고 봐도 두 선수의 거리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에 차유람은 20승 7패와 시즌애버리지 0.856을 기록 중이다. 김가영은 32승 2패와 시즌애버리지 1.228로 역대 LPBA 투어에서 가장 높은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득점성공율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확연하다. 차유람의 득점성공율이 43.83%인 반면에 김가영은 54.01%로 무려 10%나 차이가 난다.
이 정도의 차이를 극복하고 이기려면 많은 변수가 필요하다. 방송 카메라와 관중 응원이 포함되는준결승과 결승전 같은 상위라운드 승부라면 더 어렵기 마련이다.
마지막 퍼즐 하나를 맞추는 것이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지만, 근성이 좋은 차유람이 크게 벌어진 실력의 차를 극복하고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강 선착한 女帝…차유람, 32강에서 서한솔 이기면 김가영과 대결
설 연휴 기간에 열린 24-25시즌 마지막 정규투어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는 두 선수의 승부가 벌어질 수 있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가영은 지난 24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32강전에서 히다 오리에(SK렌터카)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선착했다.
차유람은 25일 오후 7시에 서한솔(우리금융캐피탈)과 '얼짱 맞대결'을 통해 16강 진출 여부를 가린다.
이 경기에서 차유람이 서한솔을 꺾으면 26일 열리는 16강전에서 시즌 세 번째 김가영과의 맞대결이 성사된다.
차유람은 복귀 후 서한솔과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9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예선 1라운드(PPQ)에서는 24이닝 만에 14:18로 패했고, 이번 시즌 3차 투어 '하노이 오픈' 32강전에서는 승부치기에서 5 대 0의 승리를 거둬 복수에 성공했다.
최근 성적은 차유람이 다소 앞서지만, 서한솔도 이번 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오르며 녹록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최근 10개 투어 합산 LPBA 랭킹에서도 차유람이 16위, 서한솔이 17위로 막상막하다.
앞서 열린 이번 대회 64강전에서는 차유람이 27이닝 만에 23:8로 이윤희에게 승리해 애버리지 0.852를 기록했고, 서한솔은 이지은에게 25이닝 만에 20:19로 승리하며 애버리지 0.800을 기록했다.
32연승의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김가영이 다음 상대로 정해진 만큼 두 선수의 이번 32강전 승부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전망이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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