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에 따르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3시쯤 서울역은 미리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로 붐벼 대합실엔 비어있는 의자가 단 한 개도 없을 정도였다. "얼마 만에 내려가는지 모르겠다", "기차가 제시간에 올 것 같다"며 고향에 있는 가족과 통화하는 귀성객들의 목소리가 대합실을 울렸다.
매표소 앞에선 현장 판매 기차표를 구하려는 귀성객 30여명이 긴 줄을 이뤘다. 고향을 찾는 설렘만큼 귀성객들의 양손에는 금빛 보자기로 싸인 명절 선물과 기차에서 먹을 간식들이 가득했다.
기차 탑승 구역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고 있던 함주연 씨(25)는 "이번 연휴에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 오랜만에 집밥을 먹을 예정"이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이라는 함 씨는 "인턴을 하고 있는데 제 상황을 아셔서 그런지 가족들이 다 조심히 해주시고, 취직했는지 안 물어보신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현금인출기에서 5만 원권을 뽑고 있던 40대 여성 김 모 씨는 "이번에 대학에 입학한 조카에게 줄 용돈을 뽑고 있다. 어릴 때부터 기저귀를 갈아주던 아기가 대학에 입학한다니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고, 한 번 뿐인 순간이라 잘 챙겨주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고향으로 떠나는 시민들을 바라보며 고국을 떠올리는 외국인 승객도 있었다.
기차를 기다리며 샌드위치를 먹고 있던 미얀마 국적의 린트카우 씨(36)는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며 신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명절이 가까워지니 고향에 가고 싶지만 내전 상황이라 못 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맞는 연휴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한 시민은 토로하기도 했다.
전남 목포로 향하는 기차를 기다리며 휴대전화로 기사를 보고 있던 이 모 씨(37)는 "연휴 동안에는 나라가 덜 시끄러우면 좋겠다. 탄핵심판에 출석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모습을 보니 착잡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새해가 된 지 벌써 한 달이 다 돼가지만 나라가 이래서 명절 분위기가 나는 것 같지 않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이번 설 연휴는 정부가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며 6일 연속 이어진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전국 교통량은 570만 대로 예상돼 평소 금요일보다 혼잡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기간은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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