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이형주 기자 = 류지현 감독이 우려를 불식시키고 호성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류지현 감독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를 이끌 대표팀 수장으로 선임했다. 류지현 감독은 2026 WBC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되며, 2월부터 본격적으로 대표팀 감독으로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KBO는 “전력강화위원회가 대표팀이 나아가야할 정책적 방향성과 대표팀 감독으로서 필요한 자격 조건 등에 대해 논의하여 대표팀 감독 후보를 허구연 총재에게 추천했다. 허구연 총재와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대표팀 운영 계획, 상대팀별 전략 수립 방안, 국내 및 국제 야구계 흐름에 대한 이해도 등에 대해 류지현 최다 득표자와 면접을 거친 후 감독으로 선임했다”라고 알렸다.
KBO는 “류지현 감독은 현장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고 구단 감독까지 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점과 다년간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로서 다수의 국제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은 점 등에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라며 선임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류지현 감독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LG 트윈스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은퇴 후 2007년부터 1년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이후 LG로 돌아왔고, 2018년부터 2년간 LG 수석코치를 지냈다. 그리고 2021년 LG 감독으로 팀을 이끈 바 있다.
KBO가 선임 배경으로 밝힌 것처럼 다년간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로서 경험을 쌓았다. 2006·2013 WBC에서 수비·주루 코치를 맡았고, 2014 인천·2018 자카르타-팔렘방·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코치로 함께했다.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과 2024 프리미어12에서는 수석코치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KBO가 설명한 것처럼 지도력을 인정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지도력을 인정하더라도, 국가대표팀 감독의 덕목인 단기전 운용에 있어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류지현 감독은 2021년부터 2년간 LG의 감독을 맡으며, 이른바 관리야구를 통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 성과를 2년 연속 하위 순위팀에 밀려 탈락하는 2년 연속 ‘피업셋’의 수모로 날려버렸다.
2021년 LG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거친 두산에 비해 체력적인 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두산은 워커 로켓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고, 아리엘 미란다 역시 어깨 염증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외국인 선수 없는 두산을 상대했다. 하지만 운영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1승 2패로 탈락했다.
2022년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했다. LG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친 키움 히어로즈를 만났다. 1차전을 무난히 잡아냈지만, 2차전 담 증세 이후 오랜만에 등판하는 애덤 플럿코가 2회 난타당했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이를 방관했고 경기에서 패배했다. 당시 류지현 감독은 4차전, 5차전도 바라봤는데 당장 지면 뒤가 없는 단기전에 대한 접근방식으로 올바르지 않았다. 이 외에도 단기전 운영에서 2년 연속 미숙함을 보여주며 1승 3패로 또 업셋을 당했다. LG 전력은 한국시리즈 진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는데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대표팀 감독 운영은 페넌트레이스 운영보다는 포스트시즌 운영에 가깝다. 최고의 전력을 꾸려, 뒤를 보지 않고 단기전에서 무조건 승리하며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류지현 감독의 경우 페넌트레이스 운영은 비교적 호평을 받았지만, 포스트시즌 운영은 비판을 많이 받았다.
WBC는 명실상부 최고의 야구 국제경기다. 초대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 이후 연이은 실패로 한국야구는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이번에 선임된 대표팀 감독은 2026 WBC에서 호성적을 내야 하는데, 단기전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류지현 감독이 선임되면서 우려를 지우기 힘든 상황이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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