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인터뷰] 실버타운 전문가 이한세가 말하는 ‘초고령사회 필수 라이프스타일, 실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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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실버타운 전문가 이한세가 말하는 ‘초고령사회 필수 라이프스타일, 실버타운’

여성경제신문 2025-01-24 1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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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의 본모습을 해부하기 위해 최고 전문가 이한세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 학과 초빙교수를 만났다. /최영은 기자
실버타운의 본모습을 해부하기 위해 최고 전문가 이한세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 학과 초빙교수를 만났다. /최영은 기자

2014년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이한세는 <실버타운 간 시어머니, 양로원 친정엄마> 를 펴냈다. 전국의 실버타운을 최초로 전수조사한 후 집필한 이 책은 당시 획기적인 제목과 참신한 내용으로 큰 방향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 후 10년, 단순한 화제성이 그치지 않고 실버타운 연구에 몰두하며 이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물로 최근 출간한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는 실버타운에 대한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그는 실버타운 탐방과 연구를 통해 실버타운의 장단점 그리고 개선 방향에 대한 명확한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이한세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실제 실버타운을 탐방한 탐방기와 백문 백답을 ‘이한세 실버 세상’이라는 기획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이다. 금번 인터뷰에서는 기획 시리즈에 앞서 실버타운의 발전 배경과 세대 변화에 따른 트렌드 변화를 짚었다. 60대의 영 시니어가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실버타운의 개념도 호텔식 레지던스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버타운의 강점으로는 합리적인 비용과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을 꼽으며 한국 실버타운이 경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서 오는 운영상의 문제점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가감 없이 지적했다. 실버타운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특히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를 집필하며 얻은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실버타운 뿐 아니라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노후 주거의 다양한 대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했다.

—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최근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실버타운 시장의 주요 트렌드와 변화는 무엇인가.

10년 전 처음 실버타운 책자를 저술한 2014년에는 대부분의 실버타운에 공실이 있었다. 지금은 수도권에 위치한 실버타운을 중심으로 대부분 만실 상태다. 입주를 희망하면 보통 6개월에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일부 실버타운은 그보다 더 긴 대기 기간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공실이 많아 입주 조건이 엄격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대기자가 발생함에 따라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나이가 많으면 입주가 어려울 수 있다. 건강과 재력에 관계없이 85세를 넘으면 입주할 수 있는 실버타운 또한 제한적이다. 좋은 실버타운에 입주하고 싶다면 70대 중반 이전에 알아보는 것이 좋다.

최근 2~3년 동안 떠오르는 트렌드는 시니어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특화된 실버타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85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형 실버타운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반대로 활동적인 60대를 위한 호텔 레지던스형 실버타운도 등장하고 있다.

— 한국 실버타운 환경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강점인가.

한국의 실버타운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입주보증금과 합리적인 월 생활비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14년 조사에 따르면 30평형 면적의 고가 실버타운 입주보증금은 약 3억 원이었다. 당시 서울 시내 34평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5억 3천만 원으로 실버타운 입주보증금이 아파트 가격의 약 60%에 달했다.

하지만 11년 후인 2025년 같은 면적의 고가 실버타운 입주보증금은 4억 5천만 원으로 1억 5천만 원 높아진 반면 서울 시내 같은 면적의 아파트 가격은 2배 이상 상승하여 13억 원에 이르렀다. 고가 실버타운의 입주보증금은 아파트 평균 가격의 35%로 하락했다. 이전에는 고가 실버타운이 재력 있는 사람들만의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서울 시내 평균 매매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반전세를 주고도 전국의 고가 실버타운 어디든 입주할 수 있을 정도로 입주 문턱이 낮아졌다.

한국의 고가 실버타운에서의 월 생활비는 식사를 포함하여 1인 기준 약 200만원에서 250만원 사이이다. 이 금액은 첫눈에 비싸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요양원에서 발생하는 비용보다 저렴하다. 요양원의 경우 국가 지원으로 입소자의 부담금이 실제 비용의 20%밖에 되지 않아 비용이 낮게 느껴진다. 요양원에서는 4명이 한 방을 공유하는데도 월 비용이 250만원을 초과할 수 있지만, 실버타운에서는 동일한 비용으로 20~30평의 개인 공간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고, 골프, 식사, 수영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 부족한 점이 있다면.

한국의 실버타운은 역사가 비교적 짧다. 한국에서 최초로 양로시설로 개원한 유당마을은 1988년에 문을 열었고 노인복지주택의 개념은 1989년에 도입되었다. 하지만 개인 명의로 등기가 가능한 노인복지주택이 실제로 등장한 것은 2003년 서울시니어스강서타워 개원 때부터 이다.

초기에는 입주자들의 평균 연령이 70대 중반으로 비슷해 당시 연령대가 비슷한 입주민을 위한 시설과 서비스만 제공하면 충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최초 입주자들의 나이가 90을 넘어가고 건강이 악화되어 돌봄이 필요한 입주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매년 새로운 입주자가 추가되면서 입주민의 연령대와 건강 상태가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해졌다. 다양한 연령대와 건강 상태를 가진 입주민의 필요와 요구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모두 같은 실버타운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실버타운에서는 특별 케어세대,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재가복지센터 등 다양한 돌봄 시설을 설치하기 시작했지만 같은 실버타운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일본과 같이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는 처음부터 프리 실버타운, 일반 실버타운, 케어형 실버타운 등으로 입주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실버타운을 운영하여 처음부터 입주자에게 맞춤형 선택을 제공한다.

— 실버타운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직접 탐방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은?

실버타운에 대한 외부의 인식과 내부에서의 경험은 서로 매우 다를 수 있다. 외부에서는 실버타운이 노인들만의 고립된 공간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부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그곳에서 진정한 즐거움과 풍부한 문화생활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직접 그곳을 방문하고 입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얼마나 감성적이고 풍부한 삶의 장소인지 알게 된다.

실제로 실버타운에 오래 거주하는 사람들은 10년에서 20년 이상을 머무는 경우가 많으며 어떤 실버타운은 20년 이상 거주하는 입주자가 전체의 20%에 달한다. 이들은 10년 이상 하루에 평균 두 끼를 이웃 입주민과 전용 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과정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가족 이상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실버타운에서 만난 80대 중반의 여성 어르신으로부터 절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함께 10여 년간 같이 지냈던 실버타운 친구가 건강이 좋지 않아 퇴소를 하고 요양원으로 가는 바람에 매일 그 사람이 그리워 한동안 우울한 마음을 달래느라고 맘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실버타운에서의 이웃은 일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흔히 경험해 보지 못하는 가족 이상이다. 특히 혼자된 분들에게는 이렇게 매일 만날 수 있는 가족과 같은 이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실버타운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재능을 발견하고 취미를 공유하는 장소다. 은퇴한 미대 교수, 오케스트라 지휘자 등이 모여 동호회를 조직하고 그곳에서 미술, 합창, 수영, 우쿠렐라, 포켓볼, 파크골프 등의 활동을 통해 자신도 모르던 재능을 발견하곤 한다. 실버타운은 이렇게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개인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이한세 교수는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를 통해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100문 100답 형식으로 펴냈다. /최영은 기자
이한세 교수는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를 통해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100문 100답 형식으로 펴냈다. /최영은 기자

—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집필 동기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신지.

2014년 최초로 출판된 실버타운 분석서 이후, 후속작을 완성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했으며, 관련 정보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량으로 생산 됐다. 하지만 이 정보들 중 상당수가 주관적이고 편향된 의견을 담고 있어 문제가 됐다.

예를 들어 일부 노인 전문가는 실버타운을 '지옥'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다른 유튜버들은 대부분의 실버타운을 '천국'이라고 칭찬하기도 한다. 비슷한 유형의 유튜브 콘텐츠를 여러 개 접한 구독자들은 영상의 잔상만 남고 각 실버타운의 구체적인 차이점과 특성이 무엇이었는지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

이한세의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책 표지 /골드북스
이한세의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책 표지 /골드북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버타운 정보를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금번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에서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을 개선했다.

새로운 저서의 1부에서 '100문 100답' 형식을 도입하여 독자들의 질문에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답변하고자 했다. 2부에서는 2014년 이후 설립된 실버타운들을 추가하여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라는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은 실버타운 선택과 생활에 관한 실질적인 안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이 보다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의 한계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후 개선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

책이란 매체는 지면의 한계성을 가진다는 단점이 있다. 실버타운 전문서적은 주로 입지, 규모, 가격, 시설, 서비스, 식사, 입주민 성향 등의 데이터 위주로 정보를 담게 된다. 하지만 실버타운의 진정한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넘어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좋은 실버타운과 나쁜 실버타운을 구별하는 또 다른 방법은 운영자나 오너가 누구인지, 왜, 그리고 어떻게 실버타운을 운영하게 되었는지 운영자의 마인드를 아는 것이다. 실버타운의 평판은 운영 시스템과 운영자의 진정성에 크게 좌우된다.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의 '저자 리뷰' 편에서 운영자의 철학을 다루고자 했으나 지면 부족으로 내용이 충분치 않다.

여성경제신문에 각 실버타운 입주민의 삶과 운영자의 철학에 대해 자세히 연재할 계획이다. 2024년에 이어 2025년 2차 실버타운 탐방을 시작했다. 이번 탐방에서는 시설 견학이나 가격 등 정보 위주를 지양하고 운영자와의 인터뷰 및 입주민의 삶을 옆에서 지켜봄으로써 실제 실버타운의 삶이 어떤지 그 내용을 담고자 한다.

서울의 서울시니어스가양타워, 공주의 공주원로원, 의령의 일붕실버랜드, 부산의 흰돌실버타운, 동해의 동해약천온천실버타운 등을 방문했다. 특히 대순진리회 산하 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동해약천온천실버타운에서는 1박 체험을 하면서 일요일 입주민과 함께 실버타운에서 제공하는 차량에 탑승하여 성당에도 같이 다녀왔다. 대순진리회라는 종교는 일반적으로 다소 생소하고 배타적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실버타운에서는 입주한 회원들을 위해 일요일마다 성당과 교회를 방문할 수 있도록 차량과 운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려를 목격했다.

실버타운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을 깨고 그곳의 실제 모습을 보다 생생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 실버타운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고려해야 할 요소나 주의사항 세 가지 뽑아주신다면?

첫 번째로 나 자신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경제력, 건강 상태, 성향, 취미, 종교, 가족관계, 애완동물 입주 가능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경제력이 충분하다 해도 가장 비싼 실버타운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더클래식500 같은 대한민국 최고가 실버타운에 입주했다가 몇 개월 만에 월 생활비 104만 원인 분양형 실버타운으로 옮긴 교포의 사례가 있다.

이사한 주된 이유는 공기의 질, 자연환경, 애완견 동반 입주 가능 여부였다. 건강 리스크가 있는 시니어의 경우, 마리스텔라처럼 4분 이내에 대학병원으로 응급 이송이 가능한 실버타운이 적합할 수 있다. 이렇듯 자신에게 중요한 요소를 우선순위로 정리한 후 그에 맞는 실버타운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두 번째로 소셜미디어 등에서 홍보성이 짙은 단편적 정보에 의존해 실버타운을 서둘러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능한 한 5곳 이상의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이 좋으며 특히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다면 꼭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동해약천온천실버타운에서 4개월째 숙박 체험 중인 한 어르신은 처음 일주일, 첫 달, 그리고 두 번째 달 동안 느끼는 점이 각각 달랐다고 한다. 실버타운 입주는 수억 원의 입주보증금을 내고 살림살이를 모두 정리해야 하는 중대한 결정이므로 다양한 곳을 직접 경험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세 번째로 새로운 생활 환경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실버타운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식당에 내려가 식사를 하고 피트니스센터나 동호회 활동을 통해 다양한 입주민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타인을 평가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이웃인지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좋은 이웃이 되면 주변에도 마찬가지로 좋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 실버타운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나 편견이 있다면 무엇인가.

실버타운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은 언론의 과장된 보도와 일부 유튜버들이 구독자 수 증가를 목적으로 한 경제적 이익 추구에 기인한다. 가장 흔한 오해는 실버타운이 모두 고가라는 것이다. 많은 언론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실버타운인 더클래식500을 예로 들며 높은 입주보증금과 월 생활비가 실버타운 입주의 일반적인 요건인 것처럼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었다. 더클래식500은 단일 입주보증금 10억 원과 월 생활비 580만 원인 극소수의 고가 실버타운 중 하나로, 이는 전체 실버타운의 기준이 될 수 없다.

반면 가격 면에서 더클래식500의 정반대에 위치하는 월명성모의집은 입주보증금 6,600만 원에 월 생활비 88만 원이다. 이러한 낮은 가격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이유는 천주교 대구교구 산하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기 때문이다. 월명성모의집을 방문하면 방 크기, 시설, 주변 환경이 가격 대비 훌륭함에 놀라게 된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이러한 실버타운을 거의 취재하지 않는다. 가성비가 좋은 의령의 일붕실버랜드나 공주의 공주원로원 같은 실버타운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두 번째 흔한 오해는 "노인네들만 모여 사는 실버타운에 갈 이유가 없다"는 편견이다. 60세 이전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70대에는 이러한 생각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퇴직 후 사교성이 떨어지는 남성 어르신들은 종종 사회적 교류가 줄고 집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니어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식사를 같이하거나 따뜻하게 다가오는 사람이 없으며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스트레스를 부인이나 가족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나이가 많아도 같은 세대의 사람들과는 살아온 시대가 비슷해 친구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큰 규모의 실버타운에서는 입주민 수가 300명을 넘기 때문에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인천의 마리스텔라에서는 나이대별로 '또래 모임'을 조직하여 맛집 탐방이나 나들이를 같이 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집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는 것보다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실버타운이 일상생활에 더 많은 활력을 줄 수 있다.

세 번째 편견은 실버타운의 기존 입주민들이 텃세를 부리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형님 노릇을 하며 아들자랑이나 재산자랑에 여념이 없을 것이라는 의구심이다. 이러한 견해는 주로 일부 유튜버들의 과장된 내용에 기인한 결과다. 텃세, 형님 노릇, 자랑질 같은 현상은 실버타운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다.

실제로 실버타운은 취미 관련 전문가를 만나거나 인생 경험이 풍부한 멘토와 같은 훌륭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 실버타운이 노후 생활의 이상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버타운이 아닌 대안 노후 생활 모델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그렇다면 어떤 형태가 가능할지 실버타운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이 있을지.

노인의 노후를 논하기 전에 노인 인구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분석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분류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60~65세 사이에 큰 병을 앓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은 90세 이상 살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인의 범위를 65세에서 95세까지로 보면 30년이라는 나이 차이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1세대 차이와 비슷하다. 따라서 단순히 65세 이상이라고 일괄적으로 노인으로 분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노인을 세분화하고 정의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

1. 나이에 따른 구분: 나이를 기준으로 65~74세, 75~84세, 85세 이상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각 초기 고령자, 중기 고령자, 후기 고령자로 명명할 수 있다.

2. 건강 상태에 따른 구분: 건강 상태를 최상, 상, 보통, 하, 최하 등 5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통해 나이와 결합하면, 초기 고령자 중에서도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부터 최하의 건강 상태에 있는 사람까지 15개 집단으로 세분화하여 분류할 수 있다.

3. 경제력에 의한 구분: 경제력을 최상, 상, 중, 하, 최하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 번째 지표까지 사용하면 나이 3단계, 건강 5단계, 경제력 5단계를 통해 총 75개 집단으로 노인 인구를 세분화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후기 고령자 중에서 건강 상태가 최하이며 경제력도 최하인 경우, 정부 지원을 받는 요양 시설이나 무료 혹은 실비로 운영되는 양로시설이 적합하다. 반면 초기 고령자 중에서 건강 상태가 최상이고 경제력도 최상인 경우는 호텔식 실버타운에 스스로 입주할 수 있다. 후기 고령자가 건강 상태가 최하이지만 경제력이 최상인 경우 프리미엄 요양원이나 요양 병원이 적합할 수 있다.

세분화된 접근은 단순히 '노인의 노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넓은 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최근 짓고 있는 아파트를 보면 사실상 거대한 실버타운 단지와 거의 차이가 없어지는 추세다. 아파트 단지 안에 체육 오락 시설은 물론이고 식당까지 들어가서 실버타운과 유사하다. 이럴 경우 실버타운 경쟁력 있을지.

커뮤니티 아파트를 방문해보면 주말이나 저녁 시간에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60대 중반까지 액티브 시니어에게는 괜찮을 수 있지만 70대 중반 이상 된 노인은 주말과 저녁에 커뮤니티 공용시설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 시간대에 아이들이 뛰어놀고 젊은 입주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젊은 입주민들이 바쁘게 움직일 때 노인이 느릿한 걸음으로 지팡이를 짚고 있으면 아이들과 부딪혀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에 비해 실버타운은 노령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처방사가 적절한 운동 관리를 제공하며 실내 수영장에서는 아쿠아로빅 강사가 여성 시니어들의 수중운동을 지도한다. 이러한 전문적인 서비스는 실버타운이 커뮤니티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지면에 담지 못했던 실버타운 이야기와 탐방기, 그리고 '100문 100답' 형식의 콘텐츠를 여성경제신문의 기획 기사로 연재할 계획이다. /여성경제신문
지면에 담지 못했던 실버타운 이야기와 탐방기, 그리고 '100문 100답' 형식의 콘텐츠를 여성경제신문의 기획 기사로 연재할 계획이다. /여성경제신문

— 실버타운과 관련해 앞으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나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린다.

지면에 담지 못했던 실버타운 이야기와 탐방기, 그리고 '100문 100답' 형식의 콘텐츠를 여성경제신문의 기획 기사로 연재할 계획이다. 동시에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독자들이 많아 이 주제에 대한 정보도 추가로 다룰 예정이다.

현재 노인복지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은 1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65세 이상 인구 1,000만 명의 0.1%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요양원은 장기 요양 등급을 받아야 입소가 가능하며, 입소자는 25만 명에 이른다. 이는 실버타운 거주자 수의 25배에 해당한다.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노인 중, 재가 서비스 등급으로 가정에서 요양 서비스를 받는 분들은 85만 명에 달한다. 전체 장기 요양 등급자 수는 110만 명이 넘으며 이 중 약 85만 명은 집에서 요양 서비스를 받고 25만 명은 요양원에 거주 중이다.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노인보다 100배나 많은 노인인구가 요양원 및 요양 서비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은 37만 명을 넘어서며 이는 실버타운 거주자 수의 약 37배에 해당한다.

실버타운은 본인의 선택으로 입주하는 경우가 많지만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대부분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불편한 상황에서 필요에 의해 찾게 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좋은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찾는 일이 좋은 실버타운을 찾는 것보다 더 절실하고 중요하다.

실버타운은 2023년 기준으로 전국에 40개 정도만 존재하지만 요양병원은 1432개, 요양시설은 4525개로 실버타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숫자가 많다. 노인들이 40개 실버타운 중에서 본인에게 맞는 곳을 고르는 일도 어려워하지만,수천 개에 달하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곳을 찾는 일은 훨씬 더 힘든 과제다.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이후, <요양원 사용 설명서> 와 <요양병원 사용 설명서> 를 집필 중이다. 이 책들은 독자가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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