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방콕)] 아직도 전진우는 소년, 유망주 같은 이미지인데 벌써 중간급이 됐다. 경력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 아픔도 맞이했다. 전북 현대 이적이라는 선택으로 변화를 꾀했다. 과감한 변화는 전진우의 진정한 도약으로 이어질 거란 기대가 크다.
전진우는 점점 녹색이 더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있다. 수원 삼성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전진우를 향한 기대감은 높았다. 조영욱과 더불어 동나이대 선수들 중 최고라고 평가됐고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활약을 하고 각 연령별 대표팀 단골 손님으로 나와 가치를 높였다.
기대에 비해 수원에선 활약이 아쉬웠다. 수원에서 두 시즌을 치른 후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상주-김천 상무로 갔는데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뛰지 못했다. 수원에 돌아온 전진우는 2022시즌 25경기 6골 3도움을 기록했다. 전세진에서 전진우로 이름을 바꾼 후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후엔 다소 아쉬운 활약을 보였고 수원은 강등되며 K리그2로 갔다. 강등된 후에도 잔류를 해 꾸준히 뛰다 전북 제안을 받고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왔다. 정규리그에선 12경기 2골을 기록했고 서울 이랜드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선 1골 1도움을 올리면서 잔류를 이끌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전진우란 이름도, 입고 있는 녹색 유니폼도 딱 맞는 옷처럼 느껴진다. 태국 후아힌부터 방콕까지 전지훈련 일정 속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지만 전진우는 2025시즌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확실한 도약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4일 전북 방콕 숙소에서 만난 전진우는 더 다부지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인터풋볼'과 인터뷰에 임했다.
[이하 전진우와 인터뷰 일문일답]
-후아힌, 방콕까지 훈련 여정이 이어지고 있다. 거스 포옛 감독 훈련은 어떤가.
강도가 정말 세다. 진짜 많이 지쳐 있다. 다음 시즌이 중요하니 참고 하고 있지만 훈련 끝나고 숙소 밖을 돌아다닐 힘도 없다. 그래도 감독님 지시를 잘 따라가는 중이다.
-선수 생활 통틀어 가장 강도가 센가.
그렇다. 체력 훈련을 보통 오래하지 않는다. 이번엔 매일매일 한다. 하루에 기본 두 탕이다. 두 탕 동안 계속 뛰고, 운동이 끝나면 또 뛴다. 이제 그만 뛸 것 같다고 생각하면 또 뛴다. 체력 운동을 정말 세게 하고 있다.
-식단 관리도 이어지고 있나?
한국 음식은 진미채 같은 것만 나온다. 나머지는 간이 안 되어 있는 음식이다. 닭가슴살, 계란 위주다.
-효과가 있는 것 같은가, 연습 경기도 몇 차례 했는데.
운동 강도는 연습 경기 전날에도 유지가 된다. 경기 전날에도 미친듯이 뛰었다. 피로가 있다 보니 체력 우동 효과는 확실히 못 느꼈다.
-조금이라도 불만을 느낄 것 같은데.
말했다시피 전북 선수들 모두가 지난 시즌 반성을 했고 올 시즌 정말 중요한 시즌이라는 걸 안다. 또 훌륭한 감독님이 오셨고 사단이 그대로 오셨다. 계속 뛴다고 했지만 체계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도 계속 뛰긴 한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을 믿고 모두가 잘 따라가고 있다.
-전북 이적은 어떤 의미였나.
중학교, 고등학교, 프로 한 곳에서 오래 있으면서 항상 모든 게 같았다. 패턴이 똑같았다. 마음적으로 지친 시기가 찾아왔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전부터 조금씩 있었지만 내 상황, 마음, 시기가 맞물려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 전북에서 관심을 주셔서 이적을 했고 인생의 변화 포인트를 맞이했다.
-수원 출신이라 전북 팬들 반응이 걱정됐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전북 선수가 됐으니 전북 선수답게 잘하고 전북 팬들을 위해 경기장에서 뛰면 팬들의 마음을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북 팬들의 반응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전북 선수로 잘해서 팬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적을 했으니 증명을 하고 싶었고 전북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 했다.
-승강플레이오프 때 기억을 되돌려 보면?
수원에서 경험이 있었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기본적으로 분위기 좋은 K리그2 팀이 올라와 대결을 하는 것인데 전북은 당시 심리적으로 부담이 있어 준비된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다. 난 경험이 있으니 다른 경기들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긴장을 하면 위축되니까 '재미있게 해보자'란 생각으로 그라운드에 나왔다.
-작년 전북 분위기는 정말 안 좋았다. 타파가 됐나?
포옛 감독님은 우리에게 "작년을 잊고 다 바꿔보자, 올해 다 바꿔보자"라고 해주셨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넣어주신다. 선수들도 "전북은 그러면 안 됐다"란 마인드로 더 준비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오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솔직히 전지훈련이 많이 힘들긴 하지만 '전북 선수들은 더 잘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선수들이 아무 말 없이 잘 따라하고 있다.
-이제 어느덧 나이가 들어 중간급이 됐다.
과거처럼 실수를 해도 "어린 나이니까 괜찮아"라고 듣는 나이는 이제 지났다. 더 많은 책임감과 함께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더 많은 책임감이 필요하고 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낀다. 나이대가 비슷한 선수들 모두 같은 생각이다. 팀의 중요한 선수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부담을 갖거나 그럴 필요는 없고 책임감만 장착해 경기장에서 그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느끼는 중이다.
-이전에 당했던 부상으로 인한 좌절이 본인을 더 성숙히 만들었나.
당연히 부상을 당한 순간엔 정말 힘들었다. 어렸을 때는 "왜 내가 이런 부상을 당했지, 정말 중요한 시기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냥 너무 힘들었다. 그랬던 시간들이 많았는데 지나고 보면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앞으로 부상을 당하거나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선수라면 부상을 피할 수 없다. 물론 안 당하는 게 좋지만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하고 좌절하기보다는 다른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마음가짐을 먹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지나고 보면 오히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좌절스러운 순간도 있었을 텐데.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고 1년 동안 쉬면서 K리그를 볼 생각도 안 했다. 나랑 같이 했던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뛰며 활약하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하니까 축구를 보기 싫었다. 그 시간 동안 더 강해졌다. 몸 관리를 하는 법, 부상을 당하지 않게 조심하는 법, 또 정신력을 키우는 법을 알게 됐다.
-개명도 그 시기에 했다.
예전부터 친했던 분들은 아직도 '세진이'라고 하신다. 전 이름이 잘 안 맞는다고해서 바꿨는데 그것 때문에 선수 생활이 안 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주어진 상황에 잘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뿐이다.
-공격진들과 호흡은 잘 맞나?
퀄리티가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아 내가 움직이는대로 패스가 온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을 확실히 알고 동료들도 그러기에 크게 어려움이 없다. (주로 어느 포지션에서 뛰나) 양쪽 윙어다.
-2025시즌 전북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선수단만 잘하면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분하다. 지금 준비하는 기세로는 초반부터 다 이겨서 우승을 하고 싶다. 자신감과 기대감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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