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프로젝트 리츠'로 R&D 센터·생산 시설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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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LG와 SK 등 대기업들이 프로젝트 리츠를 통해 연구개발(R&D) 센터 및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프로젝트 리츠는 고환율과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기업이 생산 공장, 데이터센터, R&D 센터 등을 개발하고 장기 임차할 수 있도록 해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022년 정부가 발표한 프로젝트 리츠 제도는 기존의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방식과 차별화된다. PFV는 준공 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즉시 청산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프로젝트 리츠는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운영할 수 있어 기업에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취득세와 사업비를 아낄 수 있어 리츠 수익률 또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LG그룹의 경우, 부동산 관리회사인 D&O가 R&D 리츠 및 산업단지 리츠에 대한 운용 계획을 담은 리츠AMC(자산관리회사) 설립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LG그룹은 R&D 허브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포함하여 여러 연구개발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기차, 인공지능(AI), 배터리, 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운영 자금을 확보하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SK그룹 또한 SK하이닉스 생산 공장을 포함한 프로젝트 리츠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얼터너티브자산운용'을 설립하고 리츠AMC 인가를 준비 중이다. 이들 기업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R&D 및 시설 투자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츠로 개발하고 운영까지 하게 되면 기업들이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만큼 큰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태광그룹도 리츠AMC 설립을 위한 인가를 신청하고 있으며, 흥국생명빌딩을 담을 계획이다. 이처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프로젝트 리츠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외부 AMC와 협력하여 리츠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는 기업들이 자금 부담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리츠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조세특례제한법과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이 필요하다. 최근 정국 상황으로 인해 국회 논의가 지연되고 있어 법안 소위원회가 언제 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형 리츠 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 부담과 운영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며 "재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빨리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와 SK,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프로젝트 리츠를 통해 R&D 및 시설 투자에 나서는 것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차세대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프로젝트 리츠가 더욱 활성화된다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해당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신속한 법안 통과와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