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2020년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박사방’에 이어 ‘자경단’이라는 범죄 집단으로 활동하며 남녀 234명을 대상으로 사이버 성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검거됐다.
24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따르면 텔레그램 기반 사이버 성폭력 범죄 집단인 자칭 ‘자경단’ 등 14명을 검거하고 이 중 남성 총책 A씨(33) 등 2명을 범죄단체조직 및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자경단에 포함돼 지인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등 사이버 성폭력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73명의 경우 40명이 검거됐고 1명이 구속 송치됐다. 자경단원 중에는 중학생 1명, 고등학생 6명도 포함돼 있었다.
가해 혐의를 받는 조직원과 피해자들은 대부분 10대였다. 검거된 54명 중 11명은 10대였으며 가장 어린 조직원은 16세에 불과했다. 피해자 234명 중 159명(68%)이 10대였다. 이 중 10대 여성 피해자 10명은 A씨에게 성폭행 및 불법촬영까지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SNS를 통해 지인 딥페이크 합성물 제작 및 유포에 관심을 보인 남성과 성적 호기심 등을 보인 여성에게 접근해 신상정보를 확보한 뒤 이를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 약점이 잡힌 피해자 중 범행에 동조한 이를 자경단 조직원으로 포섭하고 이들이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피라미드형 연쇄 포섭 방식의 범행이었다.
이번 검거는 경찰 수사에 텔레그램의 협조가 이뤄진 최초의 사례라는 특징이 있다. 2020년 5월 자경단이 결성된 이후 경찰은 수사를 지속해 왔지만 자경단의 주요 활동 플랫폼인 텔레그램 측에서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며 난항을 겪었다.
이에 경찰은 텔레그램 운영자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하는 등 설득을 이어간 끝에 지난해 9월쯤 범죄 관련 자료를 회신받아 지난 15일 A씨를 경기 성남시의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검거된 A씨는 경찰 조사 중 단순한 성적 욕망 해소를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등 조직원들의 압수물을 분석해 추가 피해자를 특정하고 아직 붙잡히지 않은 조직원을 쫓는 한편, 딥페이크와 불법 촬영 영상물에 대한 접근 차단·삭제 조치 등을 진행해 2차 가해 발생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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