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모자 피습' 중국 남성 사형 선고…中 법원 "악랄한 범행"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난해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모자에게 칼을 휘두르며 습격한 50대 남성에 대해 현지 법원이 사형 판결을 내렸다고 23일 일본 공영방송 NHK와 지지통신 등이 보도했다.

19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주중 일본대사관에 괴한의 급습으로 사망한 초등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가 걸려 있다.(사진=일본 공영방송 NHK 갈무리)

쑤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오전 재판을 시작한지 약 10분 만에 이 남성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일본 외무성도 사형 선고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해 6월 쑤저우 시내 버스정류장에서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모자를 칼로 찔렀다. 이 과정에서 범인을 제지하던 중국인 여성 버스 안내원은 흉기에 찔려 숨지고, 일본인 모자는 부상을 입었다.

중국 당국은 이 남성을 구속하고, 작년 11월 기소했다. 첫 재판은 지난 9일 열렸으나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쑤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번 범행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살기 싫어서 아이를 포함한 3명을 살해하고 부상을 입힌 것으로, 극히 악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충격이 중대해 사형이 적절하다”고 판시했다.

중국 측은 그동안 이 사건을 두고 ‘우발적’이라고 설명하며 범행 동기와 배경을 밝히지 않았다. 공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이 남성이 일본인을 표적으로 삼았는지 여부를 밝혀내지 못했다.

지지통신은 일본인 대상 범죄 여부를 끝까지 확인하지 않은 데 대해 “대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중국 당국의 의도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오는 24일에는 또 다른 일본인 피습 사건 관련 공판이 열린다. 지난해 9월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일본인학교 초등학생(10세)이 괴한의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다. 피해자가 어린 초등학생인데다, 피습 하루 만에 숨져 일본 내 반중 정서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NHK는 “쑤저우시 피습 사건을 계기로 현지 일본인 학교에서는 경비가 강화되는 등 일본인 사회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