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인천 역차별 우려 크다”...김경식 ESG네트워크 대표

김경식 대표가 22일 국회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김경식 ESG네트워크 대표가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LMP)에 대해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지역 간 차별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김경식 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분산에너지법, 왜 지금 인천을 논해야 하나’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전력자급률이 높은 인천이 수도권에 포함되면서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 대표는 이날 발제를 통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주목적이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의 일치를 추구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임을 강조하며, 현재 정부가 구상 중인 차등요금제는 이러한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은 2023년 기준 전력자급률이 212.8%로, 소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생산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송전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전기요금이 적용된다면 인천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인천이 산업용 전력 수요가 많고 전력 소비자 밀집 지역으로 배전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을 들어, “배전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전력 생산지와 소비자 간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단순히 구분하는 현재의 차등요금제 방안 대신, 전력자급률과 송전비용을 고려한 세분화된 구역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경기, 인천, 부산·울산·경남 등 주요 전력 생산 및 소비지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며 “인천을 서울·경기와 같은 수도권으로 묶어 동일한 요금제를 적용한다면 이는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앙집중식 전력 공급 체계에서 벗어나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전력 송배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비용을 줄이고, 각 지역의 전력 수급 체계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날 발언에서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칙에 입각한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 간의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도입될 경우 갈등과 논란만 키울 것”이라며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고려한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인천은 전기와 가스를 서울과 경기로 보내는 한편, 수도권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천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정부가 정책 설계 과정에서 지역 특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식 대표의 주장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 및 관계자들의 의견과 맞물려, 정부의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방안에 대해 다시금 숙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허종식 의원을 비롯한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