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취소’ 이승환, 구미시장에 2.5억 손해배상소송 청구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가수 이승환의 법적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콘서트장 대관 취소 문제로 경북 구미시와 갈등을 빚은 가수 이승환 씨가 김장호 구미시장과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승환 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기자회견에서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의 사용 허가를 부당하게 취소한 김 시장과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소장을 오늘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이승환은 서약서 요구와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사용 허가 취소의 피해자로 중대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기획사와 공연 예매자들도 각각 연출 기회, 문화 향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0여명의 유료 관객을 받는 공연장 대관 허가를 공연 이틀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공연을 취소하지 않고서는 구미시가 주장한 안전상의 위협을 통제할 방안이 없었는지, 구미시는 다른 안전 조치를 취하려 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구미시의 서약서 제출 요구와 일방적인 공연장 사용 허가 취소가 ‘불법행위’임을 주장했다.
 
그는 “이번 소송에서 불법행위로 특정한 것은 김 시장이 이 씨와 기획사에 ‘정치적 언행과 정치적 오해를 살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을 강요한 행위다”며 “이미 허가를 받은 대관 사용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처분을 불법행위로 봤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관규정 및 사용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 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청이 예술가에게 정치적 오해를 살 언행을 하지 말라는 서약서에 서명하라고 한 행위가 헌법상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및 기획사의 금전적 손해 등으로 총 2억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원고는 이 씨와 콘서트 기획사 드림팩토리클럽, 콘서트를 예매한 관객 100명 등 총 102명이다.
 
앞서 이 씨는 지난해 12월 25일 데뷔 35주년 콘서트 ‘헤븐’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구미시가 대관을 취소하며 콘서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당시 구미시는 이 씨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해 시민·관객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 시장은 지난달 23일 구미시청 대회의실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이승환의 콘서트를 취소한다”며 “이는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일 이 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며 “이승환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