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유통업계에 ‘초개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초개인화는 고객 개개인의 취향과 행동, 관심사 등을 바탕으로 정교하고 맞춤화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연령이나 성별, 지역 등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활용하는 기존의 개인화를 넘어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기술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더욱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초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7일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위해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기존 쇼핑 정보 추천 알고리즘을 초개인화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고객 불편을 찾아내 개선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고객 관심사와 니즈를 더욱 정교하게 분석해 취향과 필요에 맞는 상품과 혜택을 제안함으로써 한층 개인화된 구매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양측은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2017년 도입해 운영 중인 추천 시스템 ‘S-마인드’를 고도화해 ‘S-마인드 4.0’을 개발한다.
기존 S-마인드는 성별, 연령, 선호 브랜드가 유사한 고객군 단위로 정보를 제공하는데 새로운 S-마인드 4.0은 고객 개개인에 맞춘 상품과 혜택을 실시간으로 제안한다.
이를 위해 고객의 구매 이력뿐만 아니라 라운지 및 발렛 서비스 이용, 쿠폰 사용 이력, 앱 내 커뮤니티 활동, 온라인 구매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가령 평소 식품을 자주 구매하고 할인 반응도가 높은 고객에게 VIP 라운지 이용 시간이 끝나기 10분 전 F&B(식음료) 할인 쿠폰을 푸시 알림으로 보내주는 식이다.
이번 협약의 일환으로 신세계백화점은 사내 데이터사이언스 조직 내 연구 모임인 ‘S-커스터머 랩’(S-Customer Lab)을 발족한다. S-커스터머 랩은 AI와 로봇, XR(확장현실) 등 최신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점포와 앱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상품 추천뿐만 아니라 쇼핑 전 과정에서 불편이 없도록 밀착 관리하는 ‘AI 퍼스널 쇼퍼’ 기능을 구축하고자 한다.
롯데유통군은 지난해 9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etail Media Network·이하 RMN) 사업을 육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RMN은 온라인 쇼핑몰의 검색 창과 배너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의 다양한 채널에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아마존이나 월마트 같은 글로벌 유통업체가 RMN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롯데온, 세븐일레븐 등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리테일 미디어 환경을 통합해 롯데 유통 계열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초개인화된 맞춤형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달 평균 2500만명이 방문하는 40여 개 커머스 및 서비스 앱과 전국 1만5000여 오프라인 매장을 바탕으로 통합 플랫폼을 마련한다. 플랫폼은 롯데 유통군이 가진 다양한 채널에 광고를 손쉽게 집행할 수 있는 원스톱 운영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행동을 분석해 타깃을 정교하게 설정하고 최적의 효과를 내 비용 집행의 효율을 높인다. 상품의 노출횟수와 구매 건수, 수익률 등 성과를 분석하고 해당 데이터를 제공해 효율성 검증이 가능한 환경도 구축한다.
롯데 유통군은 RMN 사업 가속화를 위해 지난해 8월 마케팅테크 및 애드테크 설루션 기업인 미국의 엡실론(Epsilon)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11번가는 지난해 2월 AI를 접목한 ‘Ai홈’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Ai홈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초개인화 추천 시스템으로 고객의 검색 기록, 구매 이력 등을 분석해 추천 정확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최근 두 고객이 동일한 라면 상품을 확인했더라도 과거 구매나 검색 이력에 따라 한 고객에게는 다른 라면 상품을 추천해 주고 다른 고객에게는 캠핑용 미니버너와 채끝살 등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최근 살펴본 상품과 관련해서는 리뷰 평점이 4점 이상인 상품과 실시간 베스트 상품 등을 보여주고, 같은 해외직구 상품이더라도 배송비가 더 저렴한 상품을 추천하는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추천 상품과 연계된 할인 정보, 라이브 방송, 전문관 등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7일 발간한 ‘2025 유통산업 백서’에서 “유통산업에서 AI 기반의 개인화 기술이 더욱 정교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소비자의 구매 기록과 선호도,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는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