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국내 주요 기업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옥석 가리기 장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3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LG디스플레이(22일) ▲현대차(23일) ▲기아, 한화오션, 삼성SDI(24일) 등 주요 기업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는 4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 ▲실적 대비 저평가된 기업 ▲성장 모멘텀이 강한 기업의 주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종목, 업종의 모멘텀은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실적시즌 결과에 따라 개별 종목장세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적시즌 결과와 함께 연간 전망치의 방향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4분기 실적은 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7조9705억원을 크게 밑돌았고, LG전자는 영업이익이 53% 급감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4분기 매출액은 22조7775억원, 영업이익은 1461억원에 그쳤다.
이차전지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61% 감소한 5754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4분기에는 일회성 요인 등으로 잠정 적자가 2255억원에 달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 정책을 발표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전망도 어두워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후 전기차 우대정책 폐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대비 4.32% 하락하며 35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올해 첫 분기 영업이익 8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기대감으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25.07% 급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이어져, 외국인이 올해 들어 약 1조5000억원을 매수한 종목으로 1위를 기록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수요처가 확산되는 가운데, HBM3E 12단 시장 선점으로 SK하이닉스의 경쟁 우위가 지속될 것이다”라면서 “HBM4 조기 양산 가능성도 기대감을 높인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고 매출 기록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2024년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173조541억원, 14조832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영업이익은 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연간 매출 106조8732억원, 영업이익 12조7819억원으로 각각 7.1%, 10.1%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4분기에는 급등한 환율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판매보증충당금이 증가하면서 예상치를 하회한 실적도 예상되고 있다. 판매보증충당금은 회사가 판매한 차량에 대한 무상 보증 및 수리 서비스 비용을 미리 비용 처리한 부채로, 달러화로 적립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라 증가한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시즌으로 통상 어닝서프라이즈율이 낮지만, 이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종목이 주목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뜻”이라며 “이전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종목은 관성을 갖고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규모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 국내 증시는 설 연휴인 27일부터 나흘간 휴장에 들어간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27일부터 장기 휴장에 돌입함에 따라 이번 주 후반부터는 관망세가 부각될 전망”이라며 “실적과 정책 변수를 점검하며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