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에 따르면 구속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 변론기일에 참석했다. 평소와 같은 깔끔한 양복 차림에 머리도 손질했지만 수감 생활에 따른 피로감은 곳곳에서 묻어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 3차 변론 기일에 참석했다.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 차량은 오후 1시 11분 헌재에 도착해 준비된 포토라인이 아닌 지하 주차장으로 곧바로 향했다.
일반적으로 피청구인들은 일반에 공개된 심판정 전용 출입문을 이용하지만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헌재가 대통령경호처와 협의해 별도의 이동 경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장소에서 대기한 윤 대통령은 오후 1시 58분 헌재 심판정에 입장했다. 다소 수척해진 얼굴이었지만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평소 외부 일정을 소화할 때 즐겨 입던 복장으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때와 비슷했다.
윤 대통령은 머리도 평소와 같은 모양으로 손질했지만 희끗희끗한 흰머리가 옆머리 등 곳곳에서 보였다. 평소와 같았으면 염색을 하고 외부 일정을 소화했지만 지난 15일 체포된 이후 엿새 동안 서울 구치소에 머물면서 관리를 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비교적 깔끔한 모습으로 헌재에 입장한 것은 법적으로 현직 대통령인 만큼 내·외신 등에 비치는 모습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자리에 앉은 윤 대통령은 배석한 변호인들과 조용하게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어 오후 2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다른 재판관들이 입장했다.
문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본인 나오셨습니까"라고 묻자, 윤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살짝 숙인 뒤 다시 착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신이 지명한 정형식 재판관 등 앞에서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하신데 저의 탄핵 사건으로 고생하시게 돼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8인의 재판관 중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은 진보 성향,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정형식 재판관과 전현직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형두, 정정미, 김복형 재판관은 중도·보수 성향으로 평가된다. 최근 임명된 정계선, 조한창 재판관은 각각 야당과 여당이 추천했다.
윤 대통령이 헌재 변론기일에 직접 참석한 것은 지난 1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 제기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 본인이 직접 변론에 나서 부당함을 설명하고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헌재 밖 결집해 있는 지지층들에게도 끝까지 항변하는 모습을 보여줘 여론전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탄핵재판이라는 게 형사소송법 절차에 준해서 하는 것이고 직무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며 "이 사건 내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피청구인인 대통령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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