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세계랭킹 1위’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이 2주 연속 우승했다. 그러나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우승 과정에서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
안세영은 지난 12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에 이어 19일 슈퍼 750 인도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2위 초추웡을 2-0으로 제압하면서 2주 연속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이후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작심 발언했다. 주된 내용은 배드민턴협회의 선수 지원과 부상 관리 부실, 부당한 관행이었다. 이후 휴식기를 가진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복귀한 뒤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다. 복귀 후에도 여전한 실력을 선보이며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하지만 현재 안세영 옆에는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감독이 없다. 지난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함께한 김학균(54) 감독은 지난해 12월 31일부로 계약이 만료됐다. 김학균 감독은 배드민턴협회의 재임용 관련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고, 이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다. 현재 배드민턴 대표팀은 정훈민(40) 삼성생명 감독과 조건우(37) 코치가 파견 형식으로 이끌고 있고, 로니 아구스티누스(47) 코치가 유일하게 계약을 1년 연장해 함께하고 있다.
배드민턴협회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하면서 코치진 전면 교체를 위해 새로운 인물을 찾아 나서야 했다. 하지만 지도자 공개모집 공고조차 내지 못했다. 절차에 따라 공고를 내야 할 집행부가 빈 탓이다. 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여론과 정치권의 포화로 인해 사실상 시스템이 붕괴했고, 김택규(60)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 해임 요구까지 받았다. 김택규 회장은 이에 불복하면서 내부 상황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당초 배드민턴협회장 선거는 16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일 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김택규 회장을 후보 결격자로 판단해 후보자 등록 결정은 무효했다. 이에 김택규 회장 측은 강하게 반발해 9일 서울동부지법에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무효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리고 15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가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제32대 회장 선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김택규 회장이 후보자 지위를 회복하면서 협회장 선거는 연기됐고, 최종적으로 23일로 확정됐다. 김택규 회장을 비롯한 최승탁(60)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 전경훈(51)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동문(50)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의 4파전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새로운 감독 선임은 빨라야 3월이다. 그전에는 김학균 감독의 이의 제기도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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