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한 양민혁(19)의 데뷔전이 늦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 토트넘 벤치 명단에 오르내릴 뿐 그라운드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양민혁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2가지다. 우선 기량에 대한 의심의 시선이 있다.
지난해 12월 현지 매체 디 애슬래틱은 "양민혁이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따라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아래 1군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 같은 선수들보다는 토트넘 유소년 아카데미팀에 가까울 것이란 예상이 있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양민혁에 대해 "특별한 (기용) 계획이 없다"며 "아직 어린 선수다. 그는 경쟁 수준이 여기 EPL에서 마주하게 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K리그)에서 왔다"고 말했다.
20일 끝난 에버턴전(2-3 패)에선 양민혁과 동갑내기인 그레이가 출전해 전반 추가시간 자책골을 범했다. 때문에 양민혁 기용에 대한 논쟁은 다시 달아올랐다. 토트넘은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 이브 비수마 등 크고 작은 부상자들이 많았던 터여서 양민혁 출전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양민혁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히려 양민혁보다 1살 어린 2007년생 마이키 무어를 투입했다.
토트넘에 합류하기 전 양민혁은 “공격 상황에서 순간의 선택과 그에 따른 순간적인 스피드 변화가 제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민혁은 거친 몸싸움으로 정평이 난 EPL에서 뛰기엔 피지컬에서 상당한 약점을 갖고 있다. 키 173cm에 체중 62kg로 왜소한 편이다. 또래인 그레이(187cm 70kg), 베리발(187cm 74kg), 무어(181cm 68kg)에 비해 현저히 열세를 보인다. 공중볼 경합은 물론 직접적인 신체 접촉에서도 상대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시선은 아직 적응하는 과정일 뿐이란 것이다. K리그에선 12골 6도움을 올리며 강원FC를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19승 7무 12패·승점 64)으로 이끌었지만 지구 반대편인 EPL에선 경기력 증명뿐 아니라 언어, 음식 등 전반적인 문화와 생활에 대한 적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는 본지에 “우선 빠른 현지 적응과 팀 적응이 필요하다. 그리고 팀 전술에 대한 이해, 지도자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토트넘 내부 사정에 밝은 폴 오키프 기자 역시 양민혁의 데뷔전이 늦어지는 이유와 관련한 질문에 "양민혁을 영국과 영국 축구에 적응시키려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강등권 추락 위기에 몰린 팀 상황도 양민혁에겐 악재다. 토트넘은 7승 3무 12패 승점 24로 리그 15위에 쳐져 있다. 강등권인 18위(3승 7무 12패·승점 16) 입스위치와 승점 차가 8에 불과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설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 그가 검증되지 않은 선수를 기용하는 건 도박에 가까운 터여서 양민혁의 데뷔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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