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첼시가 오랜만에 웃었지만 로베르트 산체스에 대한 고민은 해결되지 않았다.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2라운드를 치른 첼시가 울버햄턴원더러스에 3-1로 승리했다. 첼시(승점 40)는 3무 2패 부진을 끝내고 승점 3점을 쌓으며 맨체스터시티, 뉴캐슬유나이티드(이상 승점 38)를 제치고 리그 4위로 올라섰다.
최근 첼시는 리그에서 흐름이 좋지 않았다. 에버턴전 0-0 무승부를 시작으로 풀럼과 입스위치타운에 패배, 크리스탈팰리스와 본머스에 비기며 리그 5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도 노릴 만한 본머스 정도를 제외하면 첼시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분명 앞서는 상대들을 만났음에도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한때 선두 경쟁을 하던 첼시는 어느덧 4위 바깥으로 밀려났다.
이번 경기를 통해 4위에 복귀해 UCL 진출권 경쟁에 가담한 건 호재다. 첼시는 경기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고 전반 24분 토신 아다라비오요가 선제골을 넣으며 결실을 얻었다. 1-1로 맞서던 후반 15분에는 마르크 쿠쿠렐라가 좋은 위치선정으로 다시 앞서나가는 득점을 만들었고, 5분 뒤에는 콜 파머의 프리킥에 이은 트레보 찰로바의 헤더가 노니 마두에케의 쐐기골로 이어졌다.
이날 골키퍼로 나온 산체스도 준수한 선방 능력을 보여줬다. 후반 막바지에 첼시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것도 산체스 덕분이다. 후반 34분 마테우스 쿠냐가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때린 감각적인 슈팅을 손끝으로 쳐냈고, 후반 38분에는 예르겐 라르센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해 시도한 슈팅 역시 산체스가 잘 막아냈다.
그러나 모든 순간이 좋지는 않았다. 산체스는 전반 추가시간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추가시간 5분 쿠냐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잡아내려다가 공이 손에서 미끄러졌고, 여기에 맷 도허티가 집중력 있게 달려들어 득점을 만들어냈다. 펀치로 걷어내는 방법도 있었는데 산체스는 무리해서 공을 소유하려다가 되레 상대에게 득점 기회를 내주는 꼴이 됐다.
산체스는 이번 시즌 PL에서 득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4번 기록했다. 골키퍼로서는 입스위치의 아랴네트 무리치(5회)에 이어 리그 2위다. 무리치가 강등권 골키퍼인 반면 산체스가 상위권 골키퍼임을 감안하면 첼시 입장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보유한 거나 다름없다. 산체스는 경기마다 한 번씩은 짧은 패스에서 실수를 범하는 걸로 유명하며, 전반기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과 경기에서는 무리한 짧은 패스로 카를로스 발레바에게 실점을 허용한 바 있다.
산체스는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매 경기 좋은 선방을 보여주지만, 어이없는 실수로 위험을 자초하기도 한다. 골키퍼는 안정감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첼시는 다른 팀보다 불안한 최후방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첼시의 골키퍼 고민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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