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날짜와 다보스 포럼 개최일이 20일로 겹치면서 국내 재계 인사들의 선택지가 갈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다보스 포럼에 재계에서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김승연 한화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참석한다.
특히 정 부회장의 경우 전세계 주요 재계 리더들과의 네트워킹 자리에 대한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전세계 리더들이 모여 향후 글로벌 전망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고 인사이트도 공유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판단하고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정세 불안과 국가간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이유로 다보스 포럼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부정하며 “위상이 떨어졌다는 것은 주관적인 판단일 뿐 트럼프 대통령이 화상 축사를 예정한 만큼 그 중요성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요 재계 인사 뿐 아니라 지난해 다보스 포럼을 찾았던 재계 인사들도 불참을 결정하면서 포럼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 이어 포럼에 불참하고 있는 4대 그룹총수(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최태원 SK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구광모 LG 회장)는 물론 지난해 포럼에 참석했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도 올해 포럼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지난 포럼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던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불참한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드물게 LG화학의 신학철 부회장이 올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다. 신 회장은 이번에 포럼 최초로 화학·첨단산업 협의체 의장직 1년 연임이 정해지기도 했다.
신 부회장은 화학·첨단산업 협의체 의장으로서 ‘지능형 시대를 위한 협업(Collaboration for the Intelligent Age)’을 주제로 전세계 경제계·정치권·학계 등 각 분야 글로벌 리더 2700여명과 성장 재구상·지능 시대의 산업·사람에 대한 투자·지구 보호·신뢰 재건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선다.
반면 같은날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우오현 SM그룹 회장·허영인 SPC 회장·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참석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장재훈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가 취임식 전 만찬회에만 자리한다.
정 회장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2기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인사의 교분이 두터운 만큼 초청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 회장과 허 회장은 한미친선협회의 추천으로 초청받아 취임식에 참석한다.
대표적인 ‘미국통’ 경제인으로 불리는 류 회장은 과거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공화당 인사들과 친분이 깊고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도 맡고 있어 이번 취임식에 초창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그룹의 장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대표는 취임식 전 진행되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의선 회장과의 회동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국내 재계 1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다보스 포럼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도 참석하지 않는 등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이 다음달 3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한 2심 판결을 앞두고 있어 ‘사법리스크’ 대응에 몰두하는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최근 실적 부진으로 불거진 ‘삼성 위기론’에 대응, 내실 다시기에 집중하면서 향후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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