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나이스신용평가 대표는 2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미·중 디커플링은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러 금융과 기술 부문으로 확대되었으며, 첨단기술 규제와 관세 압박이 강화되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이 중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전자산업은 밸류체인이 복잡하고 협력업체 간 연계가 긴 산업으로, 동남아시아나 라틴아메리카로 서플라이체인 이전이 어렵다"며, "미국은 여전히 중국산 전자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전자산업의 디커플링이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평가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휴대폰, PC, TV 수입액이 각각 546억 달러, 392억 달러, 101억 달러에 달하며, 이들 제품의 주요 공급자는 중국이다. 김 대표는 "미국의 R&D 능력은 뛰어나지만 전자제품 제조 부문에서는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CES 2025에서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드론, 가상현실 기기 등 다양한 신기술 제품을 선보이며 혁신 역량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개방성을 활용해 직접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정부의 규제와 업계 현실 간 괴리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삼성과 LG 같은 우리 기업들도 CES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점유율 유지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기술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정책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 설립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현대제철과 LG전자가 최근 미국 내 공장 설립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압박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전자산업의 미·중 디커플링은 북미 시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국내 산업 공동화와 내수 시장 축소라는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우리 기업들은 혁신과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특히 글로벌라이제이션이 끝나고 새로운 지정학적 질서가 자리잡는 현 시점에서 생존 전략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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