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국내 경제 분위기가 극도로 침체된 사이 정부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소비 활성화를 꾀하고 나섰다. 연휴 다음날인 금요일 31일까지 휴가를 낼 경우 최장 9일까지의 황금연휴를 맞아 항공업계도 조심스레 여객맞이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말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저비용항공사(LCC) 정비 부실 및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해결 과제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 후 LCC 타기를 꺼리는 ‘LCC 포비아’ 현상이 나올 거란 예측과는 달리 이용객 수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CC 이용률 전년과 비슷···제주항공만 소폭 감소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공개된 지난 1~12일 항공사별 운송실적(잠정치)에 따르면 국내 주요 LCC인 진에어와 티웨이의 경우 각각 국내‧국제선 포함 2852편, 2748편을 운영해 45만3943명, 46만6938명이 이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진에어는 2790편을 띄워 47만6764명을 태웠고, 티웨이는 2706편을 운영 47만145명을 실었다. 올해 운항편 수는 오히려 늘었고, 이용객 수는 소폭 감소했다. 다만 제주항공은 지난해 3638편에서 올해 3209편으로 11% 감소했고, 이용객도 58만8728명에서 39만4463명으로 32% 줄었다.
그간 운항편수 규모가 큰 제주항공 여객 수가 일시적으로 분산됐을 뿐, 이번 참사가 전체적인 이용객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 항공권 예약 등을 6개월 전부터 하는 경우가 많아 LCC 이용 여부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를 바꾸는 경우는 있겠지만, 여행 계획 자체를 취소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여객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항공사별 안전대책 재정비 주목
그러나 이번 참사로 불거진 정비 소홀 및 안전사고 대책에 대한 우려는 여전해, 항공사별 안전대책 재정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 최초로 인천국제공항에 자체 정비시설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1500억원을 들여 대형기 2대 동시 주기가 가능한 격납고 시설(약 1만5000㎡)과 800여명이 근무 가능한 업무 공간(약 2만㎡)을 구축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측은 “격납고 운영을 통해 연간 70대의 항공기를 정비하고, 연간 129억원의 정비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로벌 수준의 정비품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자체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밖에 없어, 국내 LCC들은 해외 외주정비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제주항공은 동계기간인 오는 3월 29일까지 국제선과 국내선 노선 총 1878편의 운항을 감축한다. 이 기간 여객기 정비와 운항 안전성 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비운항이 결정된 항공편은 당사 인접편으로 스케줄 변경 또는 환불 조치를 통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제주항공은 정비인력 논란에 대해 “현재 운항정비사 309명이 근무하고 있어 국토부 기준을 충분히 상회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우리 항공사에 213명의 운항정비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309명이 있어 기준을 충족한다고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사고 직후 제주항공은 국토부가 권고한 항공사 최소 정비사 숫자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LCC 상반기 실적 저하 가능성 커
한편 올해 설 연휴 항공사 예약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1월 대형 국적사의 예약률은 90%에 육박하는 반면, LCC의 예약률은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수개월 전 여행 계획을 잡는 경우가 많아 바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 상반기 LCC 실적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실적 저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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