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관장이 올 시즌 선두권 판도를 흔들 태풍으로 떠올랐다.
정관장은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홈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0(25-22 25-22 25-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정관장은 팀 연승 신기록 행진을 11경기로 늘리면서 승점 41을 기록해 2위(승점 46) 현대건설을 맹추격했다. 특히 현대건설과 정관장 두 팀 모두 15승 6패를 기록하고 있어 이후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정관장이 시즌 초반부터 꾸준한 경기력을 보인 것은 아니다. 1~2라운드에 치른 6경기에선 모두 3승 3패로 라운드별 순위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30일부터 기류가 달라졌다. IBK기업은행과 원정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둔 정관장은 이후 연승을 달렸다. 특히 지난해 12월 17일 개막 후 14연승을 달리던 1위(승점 47) 흥국생명을 상대로 또다시 원정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흥국생명은 정관장에 일격을 당한 이후 6경기에서 3승 3패 부진에 빠지며 굳건해 보이던 1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빠졌다.
정관장의 신기록 행진엔 매서운 공격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정관장은 공격종합 1위(41.27%)를 비롯해 오픈 공격 1위(36.48%), 시간차 공격 1위(58.9%), 득점 2위(1903점), 퀵오픈 2위(45.66%), 속공 3위(42.8%) 등 상대 코트를 맹폭하고 있다.
이런 순도 높은 공격을 이끄는 것은 역시 아시아쿼터-외국 선수 듀오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한국에서 활약 중인 아시아쿼터 메가(26·인도네시아)는 공격성공률 1위(47.42%), 후위 공격 1위(51.38%), 오픈 공격 2위(40.9%), 퀵오픈 2위(52.81%) 등으로 여전히 활약 중이다.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정관장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외국 선수 부키리치(26·세르비아) 역시 공격 비중이 큰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수비 부담이 적지 않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바꾸었음에도 시간차 공격 2위(65.38%), 세트당 서브 3위(0.388개)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부키리치 활약은 상대 감독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강성형(55) 현대건설 감독이 “배구 천재가 나타났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고희진(45) 정관장 감독 역시 “35년째 배구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키(198㎝)가 큰 선수가 수비적인 재능을 뒤늦게 발견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대단하고 고마운 선수”라고 엄지를 들었다.
11연승을 질주한 정관장은 22일 현대건설과 원정 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마침 현대건설을 매섭게 추격 중인 정관장은 이번 승리로 본격적인 선두 경쟁에 불을 지핀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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