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채연 기자] 중국 외교부가 지난해 11월 한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을 찾는 우리나라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언론도 무비자 관광 정책 시행 이후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하며 정책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19일 모두투어에 따르면 무비자 정책 발표 시점인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자사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모두투어 내 지난해 12월 중국 송출객 수는 9913명으로 전년 동월(5631명) 대비 76% 늘었다.
하나투어에서 지난해 11월 중국으로 출발한 인원은 전년 동월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예약 인원(11월 1일~15일)은 직전 보름 대비 30% 성장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중국이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행한 이후 지난해 누적 송출객 수(11월 8일~12월 31일)를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34.4% 증가했다.
여행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에 대한 인식이 차츰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 수요 성장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위는 장가계···상하이 급부상
이들 여행사에서 중국 여행지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장가계로 나타났다.
하나투어의 지난해 11월과 직전년도 동월 중국 내 예약 비중을 살펴보면, 인기 지역은 장가계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률로는 상하이(292%), 칭다오(130%)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중국 언론 CCTV는 무비자 관광 정책 시행 이후 상하이 시내가 우리나라 관광객들로 붐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집계를 인용해 한국발 중국 예약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씨트립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일부터 12월 2일까지 ‘한국발 상하이 관광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이상, 전월 대비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모두투어에서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예약일 기준) 장가계 예약 비중이 26%로 가장 인기 있었고, 청도(19%)·상해(10%)·백두산(7%)이 그 뒤를 이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다가오는 춘절 기간 인기 여행지에 사람이 붐빌 것으로 예상돼 현지 안전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장가계 백룡엘레베이터를 줄 서는 기다림 없이 탑승 가능한 서비스 제공”을 언급했다.
교원투어에서도 장가계 수요는 29.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청도가 19.2%로 그 뒤를 이었다. 대련(18.0%)·상해(17.5%)·태항산(3.3%)이 3~5위에 올랐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통상 동계 시즌에 접어들면 풍경구로 대표되는 장가계 수요는 줄어드는데, 무비자 정책 시행이 2030과 중장년층 세대의 여행 수요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정책 실효성은···우리 정부도 검토 中
중국은 일부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오세아니아 등 38개국 국민에 무비자 정책 시행 중이다.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정책이지만, 정책의 실효성이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중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300만명으로 집계돼 당국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무비자 입국을 제공한 나라의 수가 지금보다 더 적었던 지난 2019년의 약 66%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며 “전례 없는 비자 요건 해제로 가져올 수 있었던 수십억 달러의 지출은 실현되지 않았다“고도 보도했다.
우리나라 정부의 중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입국 카드를 꺼낼지 그 향방도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2일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중국인 단체여행객에 대해 한시적 무비자 시범 시행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열린 ‘제9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도 한중 여행사를 통해 모객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해 일정 범위 내에서 무비자 제도 시범 사업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제도 시범 사업이 당연히 좋은 이슈지만 드라마틱한 수치 증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정책의 변화보다는 중국 내부에서 분위기가 바뀌는 게 더 우선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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