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웨스팅하우스 지재권 분쟁 해소...사업 속도 기대

체코 두코바니 지역 원전 전경. [사진출처=한국수력원자력]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지적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 함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고 19일 밝혔다.

한수원은 이번 합의를 통해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수원 황주호 사장은 “이번 합의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2022년 10월 ‘한국형 원전’에 자사 원천 기술이 적용됐다며 미 법원에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23년 9월 미 법원에서 이 소송은 각하됐으나 웨스팅하우스는 다음 달 항소했다.

지난해 7월 체코 산업통상자원부가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서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EDF(프랑스전력공사)를 제치고 한수원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자 웨스팅하우스는 체코 당국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수원이 체코 계약을 유럽 원전 수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선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적재산권 분쟁은 넘어야 할 산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편 원전 업계는 이번 분쟁 해소로 큰 걸림돌을 하나 넘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원전 업계 관계자는 “사업의 성사를 위해 이번 지적재산권 분쟁은 꼭 넘어가야 가야 할 일이었다”며 “이번 분쟁 해소를 통해 해외 원전 시장 진출과 원전 시장의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분쟁 해소로 체코 원전 사업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은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함께 ‘팀코리아’를 꾸려 수주전을 진행해왔다.

이제 ‘팀코리아’는 오는 3월 최종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설 비용 및 인력,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세부적인 협상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한미 양국이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MOU를 체결해 체코 원전 수출 사업에 대한 원전 업계의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양국은 협약을 통해 원자력 평화적 이용 촉진과 제3국으로 민간 원자력 기술 이전 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어 지난 15일엔 한수원이 해외원전사업처와는 별개로 체코원전사업처를 신설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사업처 신설은 발주처인 체코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다른 원전 업계 관계자는 “사업의 걸림돌 중 하나로 자리 잡던 이번 지재권 분쟁이 해결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사업에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부 안덕근 장관은 이날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그간의 원전 지재권 관련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합의는 지난 8일 한·미 정부가 체결한 원자력 MOU와 함께 양국 정부가 원전 시장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