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코트에 들어간 선수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프로다."
IBK기업은행은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현대건설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8-25 15-25 21-25)으로 완패했다.
IBK기업은행은 4연패에 빠졌다. 11승 9패 승점 33으로 4위에 머물렀다. 프로배구 V리그는 리그 3위와 4위 팀의 승점 차이가 3 이내일 때 단판 승부로 준플레이오프(PO)가 열린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최근 4경기서 내리 패하며 3위(14승 6패·승점 38) 정관장과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범실이 쏟아지면서 자멸했다. 1세트 10개, 2세트 8개, 3세트 6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공격 파괴력도 떨어졌다. 특히 여자부 득점 1위 빅토리아는 10점에 머물렀다.
경기 후 만난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너무 못해서 할 말이 없다. 생각보다 더 못했다. 전반적으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범실이 문제였다. 김 감독은 "안 되는 날은 원래 이렇다. 돌아가면서 범실을 한다. 그런데 보면 선수들이 피곤해서 그렇다기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면서 "경기를 하려고 왔으면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코트에서 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여줘야 한다. 못하면 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건 선수로서 기본적인 매너도 없는 것이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감독인 제가 잘했다는 게 아니다. 첫 번째 문제는 저한테 있다. 하지만 코트에 들어간 선수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프로다. 경기를 보러 온 팬도 있고, 응원단도 있다. 이렇게 경기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마음가짐도 지적했다. 그는 "코트에 들어가는 6명이 마음이 같아야 한다. 한마음이 돼야 한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가짐, 배구를 열심히 하는 마음가짐으로 코트에 서야 한다. 하지만 이날은 그런 준비가 전혀 안 됐던 것 같다"며 "이런 경기력은 저도 그렇고 선수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코트에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쿼터 세터 천신통은 1세트 이후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천신통의 프로의식에 불만을 내비쳤다. 그는 "발목이 아프다고 해서 1세트에 나왔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못 뛰겠다고 하는 건 곤란하다. 전날까지 연습 잘해놓고 안 풀린다고 나오는 건 문제가 있다"라며 "(이런 행동 때문에) 선수들 모두 마음이 흐트러진 게 아닌가 싶다. 똘똘 뭉쳐도 잘할까 말까인데 아쉽다"고 질책했다.
산 넘어서 산이다. 다음 경기는 선두 흥국생명전이다. 김 감독은 "이대로 간다면 4라운드 전패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라면 조금 더 힘을 내야 한다"며 "연습에선 잘한다. 그런데 코트에만 나오면 이런 모습들을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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