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M&A 시도에 미국 정치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미국 공화당 원로 정치인인 빈 웨버(Vin Weber) 전 연방하원의원이 국무부에 서한을 보내 '고려아연 사태'를 한미 공동 안보 이익과 경제적 영향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웨버 전 의원은 최근 제프리 파이어트(Geoffrey Pyatt) 국무부 에너지자원 차관보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향배에 다라 한미 양국이 구축한 핵심광물 공급망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한에서 웨버 전 의원은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와 협의하면서 경제적 영향과 더불어 양국의 공동 안보 이익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고려아연 사태를) 계속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웨버 전 의원은 이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거론하며 "투자 이력과 관심도를 고려할 때 중국 기반 기업 또는 중국 자금의 지원을 받는 회사들이 다양한 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로 광범위한 기술 이전을 초래할 뿐 아니라 중국에서 탈피한 핵심광물 공급망을 보호하려는 한미 양국의 공동 노력을 훼손할 수 있으며, 고려아연의 기술은 M&A나 수출시 당국으로부터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미국 정계로부터 이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는 배경에는 고려아연 인수 주체로 알려진 MBK의 6호 바이아웃 펀드 출자 구성 가운데 80% 이상이 외국계 자본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중국외환투자공사(CIC) 등 중국 자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웨버 전 의원은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은 방위산업에 중요한 안티모니(안티몬)을 미국에 수출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중국의 경제적 압력으로부터 보호받는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한미동맹의 주요 민간부문 파트너로서 고려아연의 역할을 알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업계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연간 수백 톤의 안티모니를 미국에 공급한 뒤 수요에 따라 수출량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지난 2014년 안티모니 사업에 진출한 이래 고려아연은 순도 99.95%의 고순도 안티모니 생산 기술을 보유 중인데 국내 유일의 안티모니 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고려아연 현경영진과 MBK가 맞붙는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캐스팅 보트'로 지분 4.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은 17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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