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박민규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액침냉각유를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 잇따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액침냉각유는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해 실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17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엔무브를 필두로 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모두 윤활유의 원재료인 윤활기유를 액침냉각유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 신산업이 본격화되면서 열 관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해서다.
SK엔무브의 경우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액침냉각유를 일부 납품하고 있는 등 상용화 초기 단계를 밟고 있다. 아울러 액침냉각 등 열 관리 사업을 기업가치 근거로 삼아 상장 준비에도 착수한 상태다. 이외 에쓰오일과 GS칼텍스는 제품을 출시했으며, HD현대오일뱅크는 조만간 실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제품을 직접 침전시켜 열을 식히는 차세대 열 관리 기술로, 특히 데이터센터발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키는 기존의 공랭식 대비 전력 효율을 총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공랭식으로 인한 탄소 배출, 소음 발생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SK엔무브에선 2023년 열 관리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2020년 1조원 수준인 액침냉각 시장이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액침냉각유 수요가 일시적 증가에 그칠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사실상 영구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교체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차량용 윤활유는 6개월~1년, 주행 거리론 5000~1만km 주기로 교체하지만, 액침냉각유는 사실상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며 "SK엔무브는 물론, 다른 정유사 역시 내부적으로 액침냉각유가 당초 기대했던 수준의 실적을 내지 못할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엔무브 관계자는 "액침냉각유를 장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고, 장비 해체 후에도 재사용이나 재활용이 가능하다"면서도 "절연성과 냉각 성능 등이 향상됐거나 다른 성능이 추가된 제품이 출시되면 고객사에서도 신제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데이터센터는 신규 서버가 개발될 때마다 새로운 액침냉각유가 필요하다"며 "서버별로 적합한 성상 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액침냉각유를 담그는 수조(솔루션)가 바껴도 액침냉각유를 교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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