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68개 종목을 직접 체험하고 연말 세배 300번 한 건 제 차별점이었다.”
유승민(43)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선 비결을 털어놨다. 그는 “당선이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다. 마지막까지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담담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당선이 됐다”며 “네 편 내 편을 가르기보다 이제 체육인이란 (공통의) 전제가 붙어있다. 잘 발전해 나가는 데 대해서만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로, 대한탁구협회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등을 지낸 유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총투표 1209표 중 417표를 얻어 이기흥 현 회장(379표) 등 5명의 경쟁자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선거인단 2244명 중 1209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53.9%를 기록했다. 유 당선인의 득표율은 34.5%였다. 다른 후보들의 '반(反) 이기흥' 단일화 논의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이기흥 회장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유 당선인이 막판 대이변을 이뤄냈다. 유 당선인은 2월 28일 임기를 시작해 4년간 회장직을 맡는다.
기자회견에 앞서선 당선까지의 여정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선 지난 3개월 넘게 택견 태권도 등 전통무술, 배드민턴 테니스 소프트테니스 등 라켓 종목, 바이애슬론, 승마, 수영 등 대한체육회 가맹 68개 종목을 직접 체험하는 유 당선인의 열정적인 모습이 담겼다. 유 당선인은 “수많은 체육인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었던 인생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지난해 9월 9일 대한탁구협회장을 사임하고 다양한 층의 목소리를 경청하려고 노력해 왔다. 많은 체육인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했다. 이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게 선거인 것 같다. 스포츠와 비슷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유 당선인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전에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장미란 차관과 대화를 나눴다. “체육계 현실이 녹록지 않은 것에 대해 함께 얘기하고 고민했다”는 유 당선인은 “앞으로 제가 추진하는 사업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체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지원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유 당선인은 당선 후 셀 수 없이 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락으론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로부터의 연락을 꼽았다. 유 당선인은 “대한민국 체육이 올바른 길로 가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여러 현안이 있지만 선수, 체육인들이 (인권적으로 문제가 있는) 그런 환경에 노출되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권 부분을 개선하고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 당선인은 ‘기적의 사나이’라 불린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때 중국 대표팀 에이스 왕하오를 4-2로 꺾으며 금메달 획득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땐 IOC 선수 위원 선거에선 2위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기흥 회장을 우세 여론 속에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를 극복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유 당선인은 “왕하오가 가장 셌던 상대이고, 가장 힘들었던 건 이번 선거였다. 너무 많은 걸 쏟아부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는 생각이다”라며 “대한민국 체육이 바뀔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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