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TSMC 칩 中유입 규제...우회로 차단, 수요둔화 우려

美, 삼성·TSMC 칩 中유입 규제...우회로 차단, 수요둔화 우려

한스경제 2025-01-16 14:26:23 신고

3줄요약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첨단 반도체의 유입을 막기 위해 추가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한스경제=김태형 기자] 미국이 중국으로 첨단 반도체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과 싱가포르의 AI·컴퓨팅업체 27곳을 ‘우려 거래자’로 지정하고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 규제 조치를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우회해 첨단 반도체를 확보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하지만 글로벌 전체 반도체 시장의 수요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발표한 두 건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에서 중국과 싱가포르의 AI·컴퓨팅업체 27곳(중국 25개·싱가포르 2개)을 ‘우려 거래자 목록(entity list)’에 새로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목록에 오른 기업들에게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상품이나 기술을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이날 미국 정부가 새로 추가한 기업에는 중국 알리바바·텐센트가 투자자로 참여한 '즈푸AI'(Zhipu AI)가 포함됐다. 미국은 즈푸AI가 AI 연구를 통해 중국의 군사적 현대화를 돕는다고 파악했다.

미국 정부는 즈푸AI 계열의 여러 기업을 비롯해 중국 군사 부문에 관련된 기업 9곳을 우려 거래자 목록에 올렸고 이 가운데 한 업체는 중국 첨단 반도체 제조사들을 위해 노광장비 개발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거래를 제한 당했다.

또 다른 업체 '소프고'(Sophgo)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이자 미국 제재 대상인 화웨이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프고가 대만 TSMC에서 주문·제작한 반도체와 화웨이 AI 시스템에 사용된 반도체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규제안에는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또는 16㎚ 이하 수준의 모든 반도체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고 중국 및 기타 국가에 판매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존 규제가 '7㎚ 이하'였던 것에 비해 더 강해졌다. 14∼16㎚ 이하 기준은 기존 수출통제 대상인 첨단 반도체보다 더 많은 범위를 뜻한다. 

삼성전자와 인텔, TSMC, 글로벌파운드리, ASE 등 BIS가 승인한 반도체 조립·테스트 업체는 24곳으로 이들 업체는 미국의 규제 조치에 적용 받게 된다. 반면 승인된 고객과 관련된 반도체 설계이거나 300억개 미만 트랜지스터를 포함하는 반도체, 신뢰받는 기업에서 패키징된 경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3일 중국을 겨냥해 새로운 인공지능(AI) 칩 수출 통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이를 기반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만든 반도체가 TSMC 고객사를 거쳐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 뒤 나온 것이다.

미국의 새 규제는 AI 프로세서용 고대역폭 메모리 제조에 필요한 D램에도 보다 엄격한 제한을 부과했다. 로이터는 D램 규제 강화가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가 규제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경제·무역·과학·기술 문제를 정치화·안보화·도구화하고 끊임없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높이면서 타국을 위협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을 탄압한다"며 "이런 행위는 글로벌 반도체 사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결국 자신에게 해를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규제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위축되면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반도체 업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잠재적 시장인 중국에 대한 통제가 강화하면 장기적으로는 부영향을 받을 수 있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접근성이 감소할 수 있어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시장으로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규제 준수를 위한 내부 시스템 강화와 함께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도 필요하다. 이와 같은 미국의 자국산 AI 반도체 수출 규제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국이 미국산 AI 반도체를 제한 없이 수입할 수 있는 동맹국이기 때문에 이번 신규 규제가 당장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한국이 본사인 기업은 '보편적으로 검증된 최종사용자(UVEU)' 지위가 부여돼 규제에서 예외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AI 가속기를 많이 구매할 잠재적 시장이고 중국 고객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기업은 잠재 고객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규제 대상 국가 중 국내 기업이 직접 수출하는 국가가 많지 않아 큰 영향은 없을 것이지만 잠재적 시장인 중국을 통제하면 수익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미국의 중국 통제로 중국에 공장을 지었던 다국적 기업이 공장을 다른 국가로 옮기면 수출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총수요의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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