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의결권 자문기관 중 하나인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10일 발표한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비철금속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투자자본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가 중요한 만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측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재무적 효율성을 강조하는 MBK의 기존 투자 전력과 운영 방식에 비추어 볼 때 MBK 측이 회사 본업에 있어 기존 경영진을 대체할 정도로 더 나은 경영 능력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스틴베스트는 MBK의 두산공작기계, 코웨이, 대성산업가스, 오렌지라이프 등 과거 인수 사례를 분석하며 투자부터 회수까지 기간이 3~6년 정도 소요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MBK의 주요 가치 창출 전략으로 전문 경영인 채용과 판매 네트워크·제품 라인업 강화, 비용절감 등을 통한 운영 효율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했지만 이 같은 경영 전략이 고려아연과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 역시 지난 14일 기관투자자들에 보낸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 미래 신사업 투자가 축소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MBK의 투자 축소 접근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이 목표로 하는 장기적 가치 창출과 경쟁력 확보를 놓칠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도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우려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고려아연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특정 산업은 20~30년 정도 길게보고 (경영을)해야 하는데 5~10년 안에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형태의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사업 규모가 유지되거나 하지 않고 주요 사업부문 분리매각 통해서 주주가치 훼손 있을지 않을까 고민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부작용을 중심으로 당국이 고민해왔는데 과연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이 있었나 생각이 든다"며 "이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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