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극본·연출 황동혁)에서 마약에 취한 힙합 서바이벌 출신 래퍼 ‘타노스’ 역으로 돌아온 전 빅뱅 멤버 탑(본명 최승현·38)이 오랜 침묵을 깨고 공식 석상에 섰다.
“마약 연기, 내 부끄러운 과거와 직면해야 했던 순간”
그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 11년간의 논란, 빅뱅과 결별, 그리고 ‘타노스’ 캐릭터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탑은 “처음엔 출연을 망설였지만, 결국 이 캐릭터가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탑이 맡은 ‘타노스’는 ‘약쟁이 래퍼’라는 설정으로, 대마초 흡연 전과가 있는 탑에게 쉽지 않은 배역이었다. 그는 “마약 투약 장면을 스태프·동료 배우들 앞에서 연기해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부끄러웠다”며 “극 중에서 타노스가 의존하는 약물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실제로 약물 사례를 찾아보며 캐릭터를 준비했다. 치아 손상이나 초조함, ADHD 같은 증상을 표현하려 노력했고, 랩도 의도적으로 ‘오그라드는’ 스타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촬영 전부터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고, 공개 후에는 “과장된 연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탑은 “호불호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감독님과 함께 디자인한 캐릭터라 일부러 우스꽝스럽고 덜떨어져 보이게 연기했다. 타노스는 실패한 인생의 ‘힙합 루저’ 같은 설정이었고, 그걸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빅뱅 멤버들에 미안… 30대는 잃어버린 시간”
대마초 사건으로 가수 활동을 접고, 빅뱅에서도 사실상 이탈한 탑은 “너무나도 많은 이들에게 상처와 실망을 드렸다. 멤버들에게는 더욱 큰 피해를 줬기에, ‘내가 팀으로 돌아간다면 빅뱅 전체에게 내 과오의 꼬리표가 붙을 것’이라는 죄책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팬들이 재결합을 바라지만, 나는 ‘헤어진 가족사진’을 보는 심정이다. 그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과 방식은 떠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30대를 “몰락의 시간”으로 규정한 탑은 “너무 큰 수치심과 자기혐오에 빠져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7년 가까이 음악 작업에 몰두하며 겨우 버텼다. 마이크 앞에 서 있을 때만 숨을 쉴 수 있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40대에는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 매일 아침 포털 사이트에 나쁜 기사가 뜨지 않는 삶이 제 바람”이라고 털어놨다.
탑은 마지막으로 “책임감을 갖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 내게 실망했던 분들, 나를 지켜봐 주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로써 ‘오징어 게임2’를 통해 복귀한 탑이 배우로서, 음악인으로서 어떻게 변화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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