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카드사들이 올해 주요 성장목표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외치고 있다. 그 중 가장 수익성이 큰 간편결제 부문은 네이버·카카오·토스를 중심으로 한 빅테크 기업들의 공세 속에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이동하면서 카드사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카드업계의 경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여전히 라인선스 비용을 지불하며 이미 구축된 결제방식만을 고수하는 등, 시장 경쟁에 뒤쳐져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편집자주]
기술력과 혁신으로 무장한 빅테크사들이 올해 본격적인 오프라인 결제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기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카드사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2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하락과 맞물려 올해가 카드업계의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더욱이 업계 안팎에서는 빅테크의 이 같은 대대적인 공세에 맞설 뚜렷한 대응방안 마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카드업계의 대안 제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023년과 지난해 국내 카드사들과 함께 빅테크사들의 결제시장 진출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동 '오픈페이(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와 'QR결제(Quick Response)'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2023년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 진입을 위해 공동 출시한 '오픈페이'의 경우 출시 전부터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반쪽짜리' 시작을 알렸다.
오픈페이는 고객이 1개의 카드사 결제 앱으로 카드사 구분 없이 모든 카드를 간편하게 등록·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컨대, 한 개의 은행 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계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과 비슷한 기능이다.
그러나 출시 전부터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불참의사를 알렸고, 시스템 구축 등의 사유로 참여가 늦어지던 우리카드 역시 끝내 오픈페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복수의 의견에 따르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삼성카드의 경우 굳이 같은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운영하고 있는 삼성페이 외에 다른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역시 당시 애플페이 도입을 염두해 두고 있었기 때문에 오픈페이 참여가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이듬해 3월 국내에서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공동 QR결제 역시 사용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는 평가다. 여신금융협회와 국내 8개 신용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NH농협카드)는 지난해 6월 모바일 QR결제 공통규격을 마련하고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카드사별로 QR 규격을 맞춰 소비자들의 결제 편의성을 증진하기 위한 조치다. 그 동안 QR결제는 카드사 마다 규격이 달라 결제 기기를 갖춘 가맹점이 아니면 현장 결제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공동 'QR결제'의 경우, 흥행을 위해선 결제 가맹점의 확충이 절실했다. 하지만 출시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공동 QR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 공동 'QR결제' 가맹점 수는 전국 8만개 수준으로 알려진다. 이는 공동 QR결제에 참여하지 않고 지난 2019년부터 홀로 QR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BC카드(약 28만개)의 가맹점 수의 28.6% 정도다.
더욱이 업계에서는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음에도 이에 대한 후속 운영 및 마케팅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여신협회와 카드사들이 오픈페이나 QR결제 등, 공동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음에도 각사는 물론, 여신협회 조차 홍보 및 마케팅의 부재한 상황이다"며, "더욱이 이를 위한 마케팅 등 별다른 추가 계획 역시 없는 상태다"고 귀띔했다.
반면 그 사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빅테크사들의 공세를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2023년 삼성페이, 제로페이 QR결제 등을 통해 전국 300만개 이상의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보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페이는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마케팅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카카오페이는 8일부터 설 연휴를 앞둔 27일까지 약 3주간 온라인 영세 가맹점의 결제 수수료를 면제한다. 이는 카카오페이머니는 물론,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결제 모두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빅테크가 본격적으로 간편결제 시장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의 대책은 따라가기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인 콘텐츠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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