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미래] 이런 한 해가 돼야 한다

[함께하는 미래] 이런 한 해가 돼야 한다

경기일보 2025-01-15 19:26:03 신고

3줄요약

지난 9일 기상청은 2024년이 113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불과 최근 30년 전보다 연평균 기온이 2도나 높아진 것으로 더 이상 한반도는 기후변화의 ‘안전지대’가 아닌 ‘취약지대’임을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지구 평균 기온을 높이는 나라, 즉 ‘기후 악당’ 국가임을 실시간 증명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기사를 접할 때마다 마음 한편에 그 결과가 조금이라도 빗나가기를 바라지만 항상 그 기대는 속절 없이 무너져 미래를 어둡게 한다.

 

전 세계 어떤 국가나 정부, 지구인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의 지름길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미 과학적 사실과 검증으로 확인되고 합의된 결과이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보편 타당한 경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도와 양은 우리가 선택한 정부의 성격과 공동체의 준비 정도에 따라 결과는 매우 큰 격차를 보인다. 기후위기 해결책은 어떤 권력을 가진 특정인에게 헛되게 맡겨진 것이 아니다.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날뛰고,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는 시절이다. 결국 기후위기의 해결책도 조직된 시민의 힘에 있다. 그 힘의 크기가 경로를 바로잡고 속도를 배가시키고 양도 결정할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안에 대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관련 전문가·지역주민·현장 운동가들은 한목소리로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환경성, 주민 수용성, 형평성 등의 관점에서 입법화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현재의 ‘전원개발촉진법’ 하에서도 결국 형식적인 주민 참여, 정보 비공개, 일방적인 의견 수렴, 현실과 괴리된 보상 방식 등으로 갈등은 커지고 기간은 더 길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본질을 외면한 채 전력망 건설 기간만 단축시키려는 법안이 현재의 상황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전력 산업과 전력 시장의 구조 개편, 분산형 전력망, 전력 계통의 운영 기준과 운영 기술의 선진화, 에너지 저장장치 확대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무도한 시절을 이겨내면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밑그림을 그리는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그 시작은 장밋빛 청사진보다는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보듬고 감싸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가장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이 나온다. 모래성처럼 파도에 휩쓸려 흔적 없이 허물어지는 것이 아닌 장기간의 험난한 여정을 함께 이겨낼 수 튼튼한 초석을 놓아야 한다. 이미 현실이 된 기후재난을 우리 모두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2025년 새해는 씨줄에 날줄이 걸리고 날줄에 씨줄이 걸리는 것처럼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묶고 서로에게 묶여 전체가 되고 방향이 되고 면적이 되기 바란다. 각기 다른 과정을 통해 삶과 생존, 사회생활에 필요한 생필품도 만들어내며 문화도 일으키고 의식도 일깨우기를 바란다. 진정 우리 사회의 상식과 정의, 기본과 순환고리가 지켜지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생로병사의 순환 속에서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감히 뭐라 위로하고 어떻게 아픔을 나눠야 하는지 가늠조차 힘든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또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상식을 목격하고 행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희망이 샘솟기를 바란다. 이런 한 해가 돼야 한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