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직전 관저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일부 국민의힘 의원에게 "당에 너무 모범생들만 가득하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MBN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들 의원에게 "당에 너무 모범생들만 가득하다"며 "지금 나라가 이렇게 무너져 가고 있는데 당은 뭐 하고 있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문재인정부 시절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서울구치소 수감)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을 예시로 들며 "민주당은 조국 전 대표의 입시비리 등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조국을 옹호했는데, 우리는 '좌파 사법 카르텔'이 준동하는 데도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고 토로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재명 영장집행 이런식이면 민주당 의원들 어떻게 했겠나"
윤 대통령과 관저에 있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비슷한 취지의 지적을 쏟아냈다.
윤 의원은 이날 '고성국TV'와 전화 인터뷰에서 "저는 정말 솔직하게 우리당이 왜 이렇게 못 싸울까 생각했다"며 "지도부와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도 공수처의 불법 수사 및 영장 문제 다 안다. 당장 지도부랑 의원들이 공수처에 쫓아가 '수사 너희 손 떼라. 이거에 대한 수사는 공수처법 26조에 의해서 서울중앙지검으로 빨리 송부해라' 이렇게 나와야 된다"고 했다.
이어 "만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런 식으로 영장이 집행된다고 해봐라, 민주당 의원들이 어떻게 했겠나. 눈에 그게 그냥 그려지지 않느냐"며 "왜 우리는 이렇게 못하냐"고 하소연했다.
"尹, 우는 사람 위로…웃으면서 모든걸 각오했더라"
윤 의원은 체포되기 직전 윤 대통령은 "대단히 의연했다"고도 평가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육체적·심리적 상태는 어떠한가'라는 물음에 "대단히 의연하십니다 대단히"라며 "웃으시면서 모든 걸 다 각오하셨더라"고 전했다.
이어 "(관저에) 들어오는 분 중에는 울면서 큰절하는 분도 있었고, 어떤 원외위원장은 막 울고 그랬는데 윤 대통령이 다 등 두들겨주면서 '지금은 울 때가 아니다, 지금은 싸울 때다' 이런 얘기를 하며 오히려 위로해 줬다"고 했다. 이날 서울 한남동 관저에는 국민의힘 의원 20여명, 원외당협위원장 20여명 등 총 40명가량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어제도 새벽 1시에 주무셨는데 2시 몇 분에 전화가 왔다더라. 그래서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셨다고 한다"라며 "뭐 두세 시간도 못 잤지만 아침에 관저에서 잔 변호인단 주겠다고 샌드위치를 10개를 만드셨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공수처 검사가 관저에 들어왔을 당시 상황도 전했다. 윤 의원은 "그쪽에서 2명이 들어왔다. 검사하고 체포영장 가지고 왔다는 분하고 해서 그것을 이제 보여주고 뭐 이제 이렇게 자세히 보려고 하니까 대통령께서 '알았다, 무슨 의미인지 알았으니까 이제 가자' 해서 대통령이 자진 출석 형식으로 대통령 차량 앞좌석에 검사를 태웠고, 옆좌석에 경호원 해서 그렇게 들어갔다. 공수처도 포토라인을 안 하는 걸로 해서 뒷문으로 해서 바로 조사실 3층으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좌파사법·종북주사파·부패부정선거 카르텔과 싸워야"
윤 의원은 끝으로 "정말로 탄핵을 막아보려고 여러 애를 썼습니다만 결국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탄핵 찬성하는) 그걸 막지 못해 정말 송구스럽다"며 "결국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지는 현장을 완전히 목도하고 있다. 좌파 사법 카르텔 준동하고, 종북 주사파 카르텔, 부패부정선거 카르텔 등 이 검은 3대 카르텔 세력과 맞서 싸워야 한다. 솔직히 우리 제도권이 싸우지 못하면은 자유우파 애국시민분들이 싸우셔야 된다. 저는 맨 앞에서 싸울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체포 직후 체포 직전에 찍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녹화영상 담화를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언론과 유튜브 등에 배포하고, 새해 초에 쓴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자필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경호처·경찰·공수처 관계자들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 혹시 유혈사태가 날까봐 방지하기 위해 자진 출석하는 걸로 입장을 정리했고, 바로 즉석에서 동영상 촬영을 했다"며 "(윤 대통령이) 내가 거기(공수처) 가면은 이거를 전부 배포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커머스갤러리 신교근 기자 / cmcglr@cmcg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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