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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이른 새벽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고자 관저 앞을 밤새워 지키기도 했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 관저 정문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던 지지자들을 이동 조치하면서 진입로를 미리 확보했다.
공수처가 오전 8시쯤 관저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얼굴엔 불안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관저 앞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우리가 목소리 높여 윤 대통령을 응원하자”며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대통령 경호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울분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조만간 이뤄지리란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일부 지지자는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인 A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윤 대통령까지 잡아먹으려 한다”며 “우리나라 경찰들은 대한민국 경찰이 아닌 북한 경찰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동안 평화 집회를 강조했던 모습과 달리 이날엔 경찰을 향해 욕설을 퍼붓거나 도로 점거에 나서는 등 거친 모습을 나타냈다. 경찰이 길목을 막아서자 일부 지지자들은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의 저지선을 넘어 차량이 통행 중이던 차선에서 대(大)자로 드러눕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지나가자 이들은 “윤 대통령님 힘내세요”, “탄핵 무효” 등을 외치며 손뼉을 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결국 지키지 못했다”며 재차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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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분노는 과천으로 향했다. 각자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타고 도착해 “공수처 폐지” 등을 외치며 청사를 향해 이동했다. 관저 앞에서 집회를 주도해왔던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신자유연대 등은 이곳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지지자들이 모여들면서 청사 정문을 완전히 가로막는 모습도 나타났다.
청사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은 예고 없이 벌어진 집회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집회 장소 근처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21)씨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한남동에서도 밤새 집회를 진행하던데, 여기서도 밤새 집회를 진행하면 어떡하느냐”며 “어쩌다가 여기로 오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관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던 윤 대통령 탄핵 촉구 단체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를 환영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이기로 했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관계자는 “드디어 따뜻한 집에 갈 수 있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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