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채굴 문제 해결을 위해 광산을 봉쇄하고 식량을 차단하는 극단적 정책을 벌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광부 수십명이 폐광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구조된 불법 채굴업자들의 모습./사진=로이터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CNN과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 경찰은 이날 오후 북서부 스틸폰테인 광산에서 최소 60구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생존자 92명을 구출했다. 여전히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된 이들은 모두 불법 채굴 및 불법 이민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광산 내부에 남은 인원은 정확히 파악되진 않았지만 현지 광부지원연합(MACUA) 등은 광산 내부에 500여명이 갇혀 있으며 이 중 109명이 숨졌다고 추산했다. 사망자 대부분의 사인은 기아와 탈수 증세였다.
앞서 남아공 정부와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이곳 광산을 폐쇄한 뒤 물과 음식 반입을 모두 차단했다. 지하 2.5㎞ 광산에 갇힌 광부들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면 체포하는 '출구 틀어막기' 작전을 폈다. 쿰부조 은차베니 내무장관은 "범죄자들은 결국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그들 스스로 불법 광산에 들어간 것이지 우리는 보낸 적 없다"며 정당성을 내세웠다.
불법 채굴 문제 해결을 위해 광산을 봉쇄하고 식량을 차단하는 극단적 정책을 벌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광부 수십명이 폐광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현지 인권단체 등이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광산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로이터
MACUA가 폐광산 내부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지하에 갇힌 광부들이 갈비뼈 전체가 드러나는 등 앙상한 몰골을 하고 있으며 그 주위에는 비닐에 싸인 시체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 영상에서 한 채굴꾼은 "며칠이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또 다른 이는 편지로 "제발 우리를 꺼내달라. 시신 썩는 냄새를 견딜 수가 없다. 죽어가는 사람도 있으니 음식이라도 달라"고 호소했다.
남아공은 1880년대 '골드 러시' 이후 금이 고갈되면서 6000여개의 폐광산이 버려졌다. 이런 광산에 조금 남은 금을 노리고 들어가는 불법 채굴업자들이 늘면서 '자마자마'(줄루어로 '운을 시험하는 사람들')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자마자마의 대부분은 모잠비크 등에서 건너온 불법 이민자로 몰래 캐낸 금을 암시장에 팔아 수익을 얻었다. 남아공 정부는 불법 채굴업자들의 범죄 수익이 600억랜드(약 4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경제와의 전쟁"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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