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박민규 기자] 롯데케미칼이 유동성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해외 자회사 전부를 매각 리스트에 올렸지만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알짜자산조차 매각에 애들 먹고 있다. 실투자 비용이 7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은 원매자가 없어 증권사 대상의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이 지연되고 있고, 파키스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사업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파키스탄리미티드(LCPL) 매각 작업은 표류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미국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LC)과 인니 라인 프로젝트의 지분을 활용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재원 조달을 연내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6500억원 규모 라인 프로젝트 지분 유동화를 위한 PRS 계약이 늘어지면서 자금 조달 플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LCI PRS 계약자를 가리기 위해 국내 다수 대형 증권사와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LCI PRS 계약이 늘어지고 있는 건 투자 수요가 메마른 것과 무관치 않다. 중동 정유 및 석유화학 업체들이 유력 인수주체인데 이들조차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롯데케미칼이 애초 PRS를 택한 것도 원매자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와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각을 협상해 왔지만 결렬됐다.
시장 관계자는 "LCI PRS 경우 지분 매각을 전제로 한 유동화인 만큼 우선 매각 딜이 구체화돼야 할 것"이라며 "PRS는 증권사 입장에서 매각이 확실할 때 단기로 대금을 빌려 주는 것이라, 라인 프로젝트 원매자가 없는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LCI PRS가 지속 지연될 경우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홀딩(LC타이탄) 매각으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LCI PRS 계약을 위한 협상이 순항 중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PRS가 회계적 부담이 덜하다 보니 내부적으로 LCI 지분 매각 방안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PRS를) 결정하게 됐던 것"이라며 "라인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수개월 내 계약 체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9월말 기준 7조3000억원 수준인 순차입금을 올해 5조원 규모로 감축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이에 전방위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자회사 전부 매각 대상에 올려 놓고 저울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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