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15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직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33분경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체포되자, 국민의힘은 1시간여 후인 11시 20분에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추경호 의원은 일찌감치 의총장에 도착해 인요한 의원 등과 인사를 나눴다. 이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김용태 비대위원 등 당 지도부와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 등 원내지도부가 시간차를 두고 입장했다.
보통 의원총회에서는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모여 인사를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루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달랐다. 의원들은 서로 간단히 악수만 한 채 자리에 착석했다.
이날 오전부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던 의원들도 속속 의총장에 도착했다. 박대출, 김석기, 박덕흠, 박충권, 조지연, 고동진, 이상휘, 이인선, 권영진, 조정훈 의원 등은 패딩을 입거나 목도리를 두른 채 참석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패딩 입은 의원들 자리를 찾아가 낮은 목소리로 “고생하셨습니다”하며 악수를 건넸다.
김기현 의원과 이철규 의원이 따뜻한 커피 등이 담겨 보이는 일회용컵을 들고 의총장에 들어왔다. 이후, 의원총회는 예정보다 조금 늦은 오전 11시 33분에 시작했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국민 여러분,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참담한 상황이 벌어져 국격이 무너진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를 위한 체포인지, 체포를 위한 체포인지, 지난 2주 간 온 나라를 이렇게 뒤집어놓은 게 도대체 누구를 위한 건지, 이게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인지 묻고 싶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2025년 대명천지에서 벌어졌다. 국민보기 부끄럽다. 오동운 공수처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이제 속이 시원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와 경찰이 부당하고 불법적인 영장을 집행했다. 사법부가 이런 불법 영장 집행에 가담했다. 야당이 공수처와 국수본을 겁박했다”며 “역사가 반드시 기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공수처와 국수본이 영장을 무리하게 집행하는 과정에 시민 한 분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시민을 다치게 한 데 대해 공수처와 국수본에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지금 이 순간 우리 의원들보다 국민들께서 더 황당하고 참담한 마음일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많은 의원님들도 그러시리라 생각하고 많은 국민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리라 믿지만,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어 왔고 입당부터 선거까지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마음이 매우 무겁고 착잡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대통령께서 국가기관 간의 물리적 충돌과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불법적 체포영장 집행임에도 큰 결단을 내리셨다”며 “그러나 대통령께서 체포됐다고 해서 불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우리의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단호한 결기로 하나 된 힘으로 부당함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고발하고 공수처에 항의 방문을 가기로 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다시 되집어보고 되집어봐도 수십번, 수백번 얘기했듯 공수처는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 그 부분에 대해 집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며 “공수처에 대한 법적 검토를 한 뒤 신속하게 움직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원총회에서 다른 목소리를 낸 의원들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오늘은 특별한 건 없었다”며 “정치적 견해들은 다르지만 계엄, 탄핵소추 이후 벌어지는 2차, 3차, 4차 헌법 파괴가 너무 우려스럽다는 부분에 대해 공당으로서 헌법적 파괴가 일어나는 것을 잘 막아나가자는 다짐은 있었다”고 했다.
김상욱 의원이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해 “합법적인 집행”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그건 김 의원의 견해이고 정치적, 법적 견해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인데 법이란 게 단일하게 해석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저희 해석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계엄 특검법’ 발의 여부에 대해선 “여러 사정상 오늘 상황으로 인해 오늘 발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 같다”며 “그러나 공당으로서 선언한 바가 있기 때문에 내일 아침 비상 의원총회를 하는데, 가급적 일정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오는 16일 ‘내란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킨다고 밝힌 데 대해선 “항상 일방적으로 결정했기 때문매 거기에 대해 코멘트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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