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 더봄] 트렌디한 새해를 맞이하는 세 권의 책

[권혁주 더봄] 트렌디한 새해를 맞이하는 세 권의 책

여성경제신문 2025-01-15 10:00:00 신고

필자가 선정한 올해 읽어볼 만한 트렌드 책 세 권. 왼쪽부터 <2025 트렌드 노트>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5> <트렌드 코리아 2025> / 권혁주

새로운 한 해를 맞는 각자의 새해 의식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새해 첫 일출을 보며 한해의 포부를 세우고, 누군가는 떡국 한 그릇으로 나이 한 살의 무게를 느끼고, 또 누군가는 헬스장 회원권을 끊으며 한 해의 건강을 다짐한다. 필자에게도 나름 그런 새해 의식이 있다. 바로 ‘트렌드 책 사서 보기’다.

트렌드 책이라 하면 작금의 생활, 소비, 문화 등의 흐름을 분석하여 앞으로 다가올 기조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부류의 책을 말한다. 필자가 트렌드 책을 읽는 마음은, 해가 바뀌었으니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야겠다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포부보다는, 작년보다 조금 더 나아질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다짐에 가깝다. 그동안 잘 해왔고, 잘 해왔던 기운을 앞으로도 잘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시금석이랄까. 내비게이션을 찍고 운전했을 때 초행길도 거뜬하듯, 한 권의 트렌드 책은 한 해의 출발점에서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사람들의 그런 마음을 꿰뚫기라도 하듯, 연초 서점에 가면 트렌드 책 코너가 아예 한 편에 마련되어 있다. 가판대에 누워 독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수많은 트렌드 책을 보고 있으면 당최 무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얼핏 보면 이 책이 그 책 같고, 저 책이 이 책 같지만, 책도 사람처럼 성격이 다르다. 필자가 지금부터 소개할 세 권의 트렌드 책도 저마다의 매력과 디테일이 다르다. 혹여라도 신년의 다짐을 트렌드 책 한 권으로 다잡아 보고 싶은 이가 있다면, 다음의 세 책이 구매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트렌드 코리아 2025> / 권혁주

트렌드 책의 ‘수학의 정석' <트렌드 코리아 2025>

<아프니까 청춘이다> 로 유명한 서울대 김난도 교수를 필두로 여러 소비트렌드 연구 전문가들의 공저로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 책이다. 이 시리즈가 2008년( <트렌드 코리아 2009> )부터 시작해 어느덧 18년 차에 접어들었다. 한국 트렌드 서적의 살아있는 조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수학의 정석>  같은 책이다. 매년 다져온 입지와 위상 덕분에 수많은 트렌드 서적 중 단연 인지도 1등이다. 어떻게 보면 트렌드 책의 대중화를 선도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지니는 확실한 업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도 매년 챙겨보는 책이다. 30대 초반부터 어언 챙겨본 지 7, 8년이 되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5> 의 가장 큰 매력은 정보의 신뢰성이다. 특히 이 책은 작년(2024년) 트렌드를 복기하는 파트와 올해(2025년) 트렌드를 예측하는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아무래도 자료의 출처가 서울대 소비트렌드센터다 보니 큰 의심 없이 데이터를 믿고 볼 수 있어서 좋다. 너도나도 정보를 배출하는 시대에 검증된 정보는 귀하기 때문이다. 예리한 통찰보다 안전한 데이터를 원한다면 <트렌드 코리아 2025> 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5> / 권혁주

트렌드, 일본에게 배워봄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5>

이 책은 일본 도쿄에서 소비 및 트렌드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일을 하는 정희선 애널리스트가 쓴 책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관점의 포인트는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에 적용할 인사이트를 찾아보자‘이다. 이 맥락이 필자의 평소 생각과 일치한다. 필자는 한국의 사회문화는 일본의 사례를 따라간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난공불락 수학 문제의 답안지를 들춰보는 것처럼, 우리의 앞으로의 전망은 일본이 몇 년 전에 겪었던 자취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답안지가 일본인 셈이다. 필자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에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

필자가 한창 취업 준비생이던 2010년대 초반, 일본에서는 프리터족(직장 생활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청년들)이니 캥거루족(나이가 들었음에도 부모의 재력에 얹혀살며 일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청년들)이니 하는 용어가 유행이었다.

그 당시 필자는 ’일본 참 이상한 나라네‘라고 생각했는데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2020년대 즈음, 그 문화는 한국 취업시장에 보편적인 모습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 흐름을 깨닫고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 밖에도 일본 젊은 세대의 명품 소비가 확 끓어올랐다가 쪼그라들었던 사례나, 은퇴 인구의 재취업 붐, 지방 소도시 공동화를 막기 위한 도시 전략 등 일본이 겪었던 패턴이 몇 년 후 한국에서 일어나는 걸 직간접적으로 보며 그 견해를 자신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배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인사이트가 있다. 이 책의 부제도 ’저성장과 인구 감소의 시대,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인가‘이다. 일본이 이미 오래전부터 겪었던 사회 문제, 이제 한국이 직면한 사회 문제다. 그러니까 일본의 근 5년 사이 소비 전략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2025년 한국 사회의 트렌드를 꽤 유효하게 전망해 볼 수 있다. 새로운 사업이나 전환의 계기를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답안지를 들춰보는 마음으로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5> 를 추천한다.

<2025 트렌드 노트> / 권혁주

트렌드에 담아낸 인문학적 사고 <2025 트렌드 노트>

이 책은 유튜브 채널 <생활변화관측소> 로도 잘 알려진 국내 1세대 빅데이터 기업 바이브컴퍼니에서 쓴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인문학적 사고‘다. 앞서 소개한 두 책이 선생님 느낌이라면 <2025 트렌드 노트>는 멘토 느낌이다. ’고기를 잡아서 준다‘기보다는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그걸 관통하는 이 책의 생명줄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트렌드는 길항(拮抗 : 서로 버티어 대항함)이다. 하나의 현상이 트렌드로 부상하면 반대급부도 뜬다 ··· 무엇에 열광하는지만 주목하지 않고 무엇에 지치는지를 살피자.

헤겔의 변증법적 사고, 이른바 정반합(正反合)의 논리다. 필자가 좋아하는 가치관이다. 이걸 트렌드에 적용하여 독자에게 제안한다. 성공의 공식보다 성장의 동력을 원하는 이라면 이런 인사이트를 외면할 리 없다. 그러니까 <2025 트렌드 노트>는 트렌드 책을 보다 능동적으로 고민하고 내 삶에 적용할 방법을 찾고 있는 이에게는 지혜로운 멘토가 되겠지만, 보다 선명한 직언과 용어가 필요한 이에게는 다소 애매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대형서점에 가면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필자도 나름 작은 개인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이 말을 참 좋아한다.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 한 권의 책이 신년의 기운을 다짐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그 작은 기운이 모여 올해의 나 자신을 만든다. 좋은 기운을 가득 머금는 모두의 2025년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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