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축에 속하는 국내 고령화 속도에 기업들의 산업 생태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실버 케어 수요와 분야가 점점 확대될 것이 분명해짐에 따라 그동안 망설였던 기업들이 과감히 관련 사업 확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렌털·상조업계, 실버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실버 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 기업들이 눈에 띄고 있다. 렌털업계와 상조업계가 대표적이다. 최근 코웨이는 자본금 100억원을 투자해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했다. 장례 서비스와 프리미엄 실버타운을 주력으로 하는 동시에 문화, 여행, 숙박, 펫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렌털업계 경쟁사인 교원그룹도 2010년부터 상조회사인 교원라이프를 설립하며 실버 산업에 뛰어든 상태다. 상조 기업인 보람그룹은 최근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노인 돌봄 서비스에 시니어를 위한 크루즈 여행상품, 시니어 레지던스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방향을 실버케어로 설정했다.
이들 기업의 전략은 명확하다. 실버 세대의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며 소비자가 현재 이용하는 서비스를 계속 확대 선택하게 만드는 것을 노리고 있다.
◇로봇·음성제공·요양 서비스 잇따라 내놔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LG, 통신사 등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로봇 산업의 가능성을 노년층에서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봇핏'을 지난해 말부터 의료기관, 실버타운 등의 노약자에게 보급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년층의 보행을 돕고 근력·체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보조 로봇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도 에어컨, 냉장고, 정수기 등 주요 제품에 음성 제어 기능을 추가하며 고령층을 위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부담을 낮추는 산업용 웨어러블 엑스블 숄더를 공개했다. 근로자 고령화에 대비한 연구다. 향후 고령 인력 재고용 과정에서 부상 위험을 낮추는 등 고령층 채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시니어 맞춤형 인터넷TV(IPTV)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시니어를 위한 대중교통 길 안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공지능(AI) 기술, B tv '해피시니어', '티맵'을 결합한 서비스로 고령층의 주요 명소 방문을 돕는다. 시청자는 영상에서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으면 AI 안내 도우미와 통화한 뒤 이동 경로를 문자로 전달받아 찾아갈 수 있다. KT는 AI 기능이 탑재된 셋톱박스를 통해 AI 비서 '지니'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지니는 시니어 고객과의 과거 대화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장소, 취미 등 고객 상황을 인지해 감성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금융지주들은 요양 산업에 연이어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KB금융지주는 KB라이프생명 산하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도심형 요양시설을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와 서울 서초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 분당구에 첫 장기 요양시설 주·야간 데이케어센터를 개소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했다. 하나생명도 요양 관련 자회사 설립을 결정하며 요양산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맞춰 맞춤 기술들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AI와 접목된 서비스는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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