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진로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순간이 다가오며 고민이 정말 많았고,
조금이라도 확정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부단히 뛰어봤지만
그동안 목적없이 지내온 시간의 업보와 스스로의 부족함이 꽤나 커서 큰 변화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사진을 찍으러 다닐때도 지쳐있는 사람들을 많이 찍었던 것 같다.
결국 나 혼자서 이겨내야 하는 순간들이 점점 다가오는데 여전히 회피하고 조언이나 도움을 구할 누군가를 찾으려 하고 있다.
사실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본 적조차 없고 그냥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다른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목표를 모두 가지고 나아가고 있었다는 걸 체감하고 나니
이젠 뭔가 정말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 정말 뭐가 맞는 방향인지 모르겠다.
그동안 나의 모습을 돌아보니 열심히 살게 했던 동기는 ‘성적에 대한 집착’ 과 ‘나보다 잘난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이었는데
지금까진 그게 어느정도 겉치레를 차릴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내주었다면
이젠 진짜 내실있는 사람이 판가름나고 걸러지기 직전에서 난 빛깔만 좋은 쭉정이처럼 느껴진다.
진작에 날라갔어야 하는데 아다리가 잘 맞아서 붙어있는 것 같은
이런 말이 정말 힘든 누군가에겐 배부른 소리라고 보일 걸 알아서 쉽게 입밖으로 꺼내기도 좀 그렇다.
개인의 고민에 경중을 따질 순 없다지만 내가 느끼기에 지금 내가 느끼는 고민들은 한심하다.
근데 그게 내가 느끼기에 내가 힘들다. 긍정적이진 않아도 효과는 있었던 원동력을 잃어버렸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위기의식만 남기고 추진력, 열정, 능력, 목표 모두 희미한 느낌이다.
별 생각없이 과제를 쳐내며 하루씩 보내고 나니 1년이 끝나간다.
다들 이렇게 산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것도 모르겠다. 진짜 다들 이렇게 불안해하며 살아가는건가.
불안감을 타개할 마땅한 수 없이, 무기력하게 기다리다가 무사히 지나가면 안심하고, 다음 불안감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면서
근데 이렇게 글 올리고 또 과제하러 가야지. 하루씩 쳐내다보면 뭔가 결정이 되고, 뭔가 안정적일 시간이 오겠지
아직 제대로 삶을 살아보지도 않은 대학생의 징징거림이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과 감정이 올해 내 사진들을 많이 변하게 한 것 같다.
필름카메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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