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 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명절날 가족과 오순도순 깎아 먹던 사과도 이젠 부담스럽게 됐다. 3개 1만8000원으로 올라서다. 배도 3개에 2만7000원이다. 두배 가량 올랐다. 대명절 설날을 앞두고 소비자들은 무섭게 치솟는 물가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고민이다.
50대 주부 A씨는 "올해는 사과보다 배가 더 비싸다"며 "육류도 많이 올라서 명절 음식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대한 전통시장에 가거나 지역상품권을 이용하고, 수입산을 고르는 등 최소한의 경비로 장을 봤다"며 "명절선물은 생략할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기준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이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40만9510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비 6.7%, 7.2% 증가해 역대 최고치다.
전통시장도 저렴한 것은 아니다. 과일류, 채소류가 지난해 설보다 각각 57.9%, 32.0% 올랐다. 대형마트에서는 각각 48.9%, 26.4% 높은 가격을 보였다.
이러한 물가 상승세에 '소비 절벽' 현상도 보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조사한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동분기 대비 2.1% 감소했다. 이는 21년 만에 최대 감소치로 대부분의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아울러 유통업계도 '소비심리 위축'으로 올해 국내 소비시장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14일 밝혔다. RBSI는 유통 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넘으면 긍정,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RBSI 지수는 전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해 77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하락 중이다. 유통 기업들은 △소비심리 위축(66.6%) △비용 부담 증가(42.4%) 등을 부정적인 전망의 요인으로 꼽았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진열된 명절 과일 선물세트. ⓒ 연합뉴스
이 같은 소비 둔화세에 대형마트는 '가성비'와 '실속' 설 선물세트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홈플러스는 2~6만원대 중·저가 선물세트 상품 수를 전년비 약 10% 늘렸다. 이마트(139480)의 경우 5만원 미만 품목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4.8% 올랐다. 롯데마트는 전반적으로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사전예약 매출 상위를 기록했다. 특히 1만원대 이하 초가성비 선물세트의 매출은 지난해 설 사전예약보다 25% 상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선물 수요 증가에 맞춰 1~3만원대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변화하는 물가와 소비 흐름에 따라 제품 구성, 포장 등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설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농·축·수산물을 최대 반값에 살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인 900억원을 투입한다. 농축산물은 20% 정부 할인지원과 생산자·유통업체 20% 할인을 포함해 최대 40% 싸게 살 수 있다. 수산물은 20% 정부 할인지원과 유통업체 최대 30% 할인을 추가해 최대 50%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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