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MBK파트너스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의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가 "기존 경영진 및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편향성 뿐만 아니라 집중투표제 찬성 이유와 이사진 구성 간 논리적 모순까지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는 사법당국의 조사를 앞둔 일반공모유상증자는 물론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 홀딩스 등 의혹이 가득한 투자 건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채, 최윤범 회장 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들에 대해 독립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글래스루이스는 14일 오전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최 회장 측이 안건으로 올린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내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문제는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기존 경영진에 대한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의 지난 몇 년 간 재무·경영 성과는 최 회장의 리더십을 비롯해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으며, 주주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 지탄 받은 일반공모유상증자 사태에 대해서도 주주들의 우려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줬다는 식의 편향된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글래스루이스는 24년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현 이사회의 구성과 독립성에 대한 주주 우려에 대한 중대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며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만 구성돼 거수기 역할만 했던 고려아연 현 이사회의 7명의 사외이사가 독립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리고,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는 최윤범 회장 지분이 9.8%라는 오류까지 버젓이 포함돼 있다. 또한, 더 이상 지분이 없는 최창걸 명예회장도 아직 지분이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글래스루이스가 이사회 측 안건에 반대한 사례는 극히 드문 일이다.
글래스루이스가 최근 1년간 이사회 측 의안에 일부라도 반대한 사례는 8건 (한미약품, 두산에너빌리티, SK이노베이션, KT&G, 한미사이언스, JB금융지주, 금호석유화학, 포스코홀딩스) 중 1건 (KT&G) 뿐이다.
유일한 사례인 KT&G 건의 경우에도 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사 선임 안건에서 방경만 KT&G 사장 후보 선임안에 찬성을 권고(ISS의 경우 최대주주인 기업은행 측 이사 후보에게 표를 모을 것을 권고함으로써 방경만 사장 후보의 선임에 사실상 반대를 권고)함으로써, 사실상 이사회 측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됐다.
심지어,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은 장기적 성장과 가치 창출을 달성한다는 명시된 목표를 가지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선전한 반면,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새로운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줄이고 단기 수익을 우선시할 것을 옹호한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까지 포함했다.
집중투표제의 찬성 이유와 고려아연 측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던진 이유가 서로 모순된다는 점도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제에 대해서는 ‘이사회 구성에 대한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찬성했다. 반면,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 이유는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MBK·영풍 측의 전략적 투표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표를 분산하지 말고 4명에만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균형감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MBK·영풍 측 추천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적으로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MBK파트너스는 “글래스루이스 보고서가 최윤범 회장에 대한 편향성은 물론, 집중투표제 찬성 근거와 이사회 추천 후보에 대한 이유가 서로 앞뒤가 안 맞는 문제점들을 가졌다는 점에 대해 주주들은 모두 인지하실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주주들이 우려하는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분쟁 장기화 국면에 대한 입장이나 분석도 없고, 사실에 대한 확인도 없이 이전 보고서와 자료를 답습하는 기계적인 모습을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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