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IRBM)을 발사한 후 8일 만인 14일 동해상으로 여러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쏘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6일 앞두고 무력 도발 수위를 높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형을 조성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에 트럼프의 취임 전후로 추가 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합참 "北,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포착"
최상목 "北미사일 도발, 한미동맹 바탕 단호히 대응"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북한 자강도 강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25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이 SRBM 표적으로 사용 주인 함북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 2번째다. 지난 6일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한 후 8일 만이다.
합참은 "군은 현 안보 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주재로 합동참모본부 등 관계기관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정부는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4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우리 정부는 굳건한 안보태세와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더욱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트럼프 시선 끌 목적.. 트럼프, 북한과 스몰딜 협상 할 수도"
이와 같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트럼프 2기에 대한 대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을 끌고, 향후 미국과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선점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14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북한의 지난 6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작년 말 북한이 천명한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의 첫 번째 행보로서, 역내 미국 견제 자산을 과시하며 트럼프 진영의 시선을 끌 목적"이라고 말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작년 말 개최한 8기 11차 당 전원회의에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공식화했고, 이를 뒷받침할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며 "최선희 외무상, 노광철 총참모장, 민영길 당 정치국 위원 등이 승진·보임하는 등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공고화하는 차원에서 관련 간부를 전진 배치했다"고 밝혔다.
즉,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대한 강경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일환으로 국정원은 올해 상반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북한은 당분간 대러시아 추가 무기 지원 및 파병을 통한 군사·경제적 반대급부 확보에 매진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과거에 북한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성사를 자신의 제1기의 대표적 성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과 대화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에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핵 동결과 군축과 같은 작은 규모 협상, 스몰딜 형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도 60㎞ 이상 미사일 요격 'L-SAM-Ⅱ' 개발 착수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고도 60㎞ 이상 상층부에서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 개발에 567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14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내 19개 방산업체는 이날부터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Ⅱ'에 대한 체계 개발에 나선다.
L-SAM은 고도 40~60㎞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등을 요격하는 종말단계 상층 방어체계이다. L-SAM-Ⅱ가 도입되면 고도 60㎞ 이상부터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기존 L-SAM은 고도 40~60㎞를 담당하고, 40㎞ 이하 하층은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PAC-3)과 천궁-Ⅱ(M-SAM-Ⅱ) 등이 맡는다.
이들 무기체계와 40~150㎞ 고도 방어를 맡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가 결합되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가 완성된다.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 관계자는 "L-SAM-Ⅱ의 전력화가 완료되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상층에서 1차 요격한 후 교전 평가를 통해 2차 교전 기회를 제공해 요격률이 높아진다"며 "요격 사거리가 늘어나 L-SAM 대비 방어 범위가 약 3~4배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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