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지난 1일 수요 경주를 시작으로 2025년 경정이 시작됐다. 2024년 51회차가 끝나고 곧바로 2025년 1회차가 시작됐음에도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는 유독 백전노장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기 김민천은 이사장배 왕중왕전과 그랑프리 경정을 모두 휩쓸고 상금왕과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했고, 1기 정민수는 쿠리하라배 특별경정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 활동한 기간이 20년이 훌쩍 넘은 이들은 지난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들 외에 다른 백전노장 선수들도 올해 초반 남다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2기 이용세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장녀 이현지(17기)와 함께 한국 경정 최초 부녀 선수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용세는 지난 1회차(1월 1~2일)에 출전해 3연승을 거두며 2025년을 활기차게 시작했다. 지난 2회차(1월 8~9일)에도 한 경기도 놓치지 않고 연속 입상에 성공하며 올해 7회 출전에 1위 6회, 2위 1회의 활약을 펼쳤다. 물론 2주 연속으로 좋은 성능의 모터(1회차 97번·2회차 65번)를 배정받은 행운도 있었지만, 공격적인 출발과 이어지는 1턴 선회는 확실히 지난해와 달랐다.
김효년(2기·A2)의 활약도 좋다. 3회 출전해 1위 1회, 2위 2회를 기록했다. 이택근(1기·A2)은 3회 출전으로 1위 2회, 3위 1회, 서화모(1기·A2)는 3회 출전해 1~3위 1회, 곽현성(1기·A2)은 6회 출전해 1위 1회, 2위 3회, 3위 2회를 쌓았다. 이들은 출전한 전 경주에서 입상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 경정의 세대교체 주역급으로 평가받던 김응선(11기·A1), 김민준(13기·A1), 박원규(14기·B2) 등 신흥 강자들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젊은 선수들은 강력한 출발을 앞세워 경주를 풀어나가는 것이 강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강점이 무뎌진 모습이다. 수치상으로도 나타난다. 김민준의 지난해 평균 출발시간은 0.19초였다. 하지만 올해 현재까지의 평균 출발시간은 0.23초를 기록하고 있다. 박원규도 지난해 평균 출발시간 0.18초에서 올해 0.25초로 느려졌다.
반면 지난해 막바지부터 다시 살아난 조성인은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23년 이사장배 왕중왕전 우승을 비롯해 큰 대회에서 3번이나 이름을 올리며 신흥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까지 성적이 들쑥날쑥하며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후반부부터 기량이 살아났다. 이후 그랑프리 경정에서 3위를 기록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기세는 올해도 계속된다. 조성인은 6번 출전해 6코스를 배정받은 한 경주만 빼고는 5경주에서 1위 4회, 2위 1회를 차지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후반부터 기존 선배 선수들과 경쟁을 치르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던 17기 10명은 아직 시간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1회차와 2회차에 출전했던 17기 선수들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유망주로 꼽혔던 이현준과 황동규는 한 차례씩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들은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안쪽 코스나 좋은 모터를 배정받는다면 2~3위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기의 성적도 대체로 비슷한 상황이다. 그런데 최인원(16기·B2)은 기대 이상의 깜짝 활약을 펼쳤다. 1회차에 4차례 경주에 출전한 그는 1위 2회, 2위 2회를 기록했다. 그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불리한 6코스를 배정받은 경우에도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좋은 출발을 보여준 만큼 올해 발전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경정 전문가들은 "올해 초반 좋은 성능 모터들이 다수 출전하고 있다. 노장급 선수들이 이를 활용해 대체로 안정적인 경주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강추위가 지속되고 있어 수면 상태가 좋지 못할 수도 있다. 강한 바람도 종종 불고 있다. 이러한 외부적인 요인을 고려한 경주 추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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