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카드사들이 올해 주요 성장목표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외치고 있다. 그 중 가장 수익성이 큰 간편결제 부문의 경우, 네이버·카카오·토스를 중심으로 한 빅테크 기업들의 공세 속에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이동, 카드사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더욱이 카드업계의 경우, 시장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콘텐츠의 개발보다는 라인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이미 구축된 결제방식 만을 채택하는 등, 시장 변화에 다소 뒤쳐져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편집자주]
경기침체와 가맹점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와 같은 카드업계에 악재가 겹치며 신용판매업 수익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카드사들이 올해 플랫폼 강화에 전력 투구하는 모양새다.
카드업계는 간편결제를 포함한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올해 가장 큰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이는 올해 초 카드사의 최고경영진(CEO) 인사는 물론, 신년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순이익 기준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회사를 이끌 새 CEO로 박창훈 전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을 선임했다.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을 역임한 그는 디지털 혁신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로, 신한금융지주 측은 그에 대해 '신한카드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시킬 적임자'로 평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내달부터 플랫폼 확장을 위한 방안으로 애플페이를 도입, 수익 다각화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올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결제 인프라를 구축한 애플페이와 손을 잡음으로써 해외여행 결제망의 확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 역시 이재관 신임 사장 체제에서 KB페이 내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 금융 뿐만이 아니라, 비금융 수익 기반을 강화하겠단 구상을 내놨다. 또한 지난해 애플페이와 관련된 인력을 보충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이 임박했다는 이야기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한·KB국민카드 측은 애플페이의 도입과 관련해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이는 지난 2023년 3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상황에서 애플 측이 엄격한 '비밀유지조항'을 내걸었던 것과 비슷한 사례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입장이다.
한편 하나카드는 외환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을 사장으로 선임, 트래블로그를 중심으로 한 해외여행 플랫폼 확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여행 플랫폼 중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트래블로그의 1000만 고객을 조기에 달성함으로써 해외결제 부문에서 하나카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성 사장은 취임사에서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 빠른 성장을 이뤄내겠다"면서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금융부문은 "건전성과 성장의 최적 균형점을 찾고 트래블로그도 1000만 고객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카드 역시 삼성 계열사 금융 플랫폼 '모니모'의 역량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오는 3월 취임하는 김이태 사장 내정자는 신년사에서 '딥체인지(Deep Change)'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플랫폼과 데이터 역량 강화를 미래 성장으로 제시했다.
이 외에도 카드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선임된 이민경 NH농협카드 사장 역시 취임사에서 자사 페이 앱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으며, 우리카드 최초의 외부 출신 CEO인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는 빅테크 IT사와 경쟁 심화에 맞대응 할 수 있는 카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에 한 카드사 관계자는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이 시작되면서 디지털 플랫폼의 강화는 카드사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된지 오래다"면서 "올해 6개 카드사의 CEO가 교체된 이유 역시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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