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경기 악화에도 ‘역대급 실적’ 기록… 임금‧성과급 인상

▲ 5대은행, KB 국민은행, 신한은행, KEB 하나은행, 우리은행, NH 농협은행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지난해 경기 악화에도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이자 장사’로 큰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이 성과급과 임금 인상률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중 신한‧우리‧NH농협 등 3개 은행의 임금과 단체협약이 마무리됐다. 하나은행도 잠정안으로 지난주 조합원 투표를 거쳤고, 이날 임단협을 타결할 예정이다.

임금과 단체협약을 마친 4개 은행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로, 지난해 2.0%보다 0.8%p 높아졌다. 국민은행의 임금인상률도 2.8%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과급도 확대됐다. 지난해 은행들이 이자장사로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받으며 성과급 확대에 조심스러웠던 은행들이 역대 최대 실적에 인상 요구에 합의하며 전반적으로 성과급과 임금 인상률이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5대 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약 11조7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약 11조3282억원 대비 4.06% 증가했다. 예대금리차도 지난해 11월 기준 1.41%p로 2023년 8월 1.45%p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이자이익도 약 29조1417억원으로 전년 동기 약 28조6920억원 대비 1.57%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올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280%로 책정됐고, 신한은행은 현금성 포인트인 마이신한포인트 지급액을 100만 포인트에서 150만 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도 현금 지급액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렸고, 복지포인트도 50만원으로 증액했다.

농협은행은 통상임금 200%에 현금 300만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조건을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2024년 결산이 끝난 후 성과급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노조 측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반영해 성과급 확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의 올해 현금성 포인트는 복지포인트 형식으로 300만원을 주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노조에서 성과급으로 임금 300%와 1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은행들은 임금과 성과급 외에도 복리후생을 개선하고 있다. 이번 2024년 임단협에서 출산, 육아 혜택 등 임직원 복리후생을 개선하고, 산별 교섭을 통해 육아기 단축 근로를 확대하기로 했다.

출산 경조금, 유아교육 보조비 등이 확대됐고, 의무 휴가기간 등도 늘었다.

은행들이 돈 잔치 비판에도 성과급을 확대해 올해도 이자장사 지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데다 억대 규모의 성과급을 지적하는 은행들이 성과급을 더 확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의 직원 근로소득은 평균 1억1265만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평균 1억1821만원, 하나은행은 1억1566만원, 농협은행은 1억1069만원, 우리은행은 1억969만원, 신한은행은 1억898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