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올해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연애 리얼리티'가 쏟아진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OTT라면 제작에 나서는 '연애 리얼리티'물은 방영시 플랫폼의 지형을 바꾸는 OTT계 게임체인저로 통한다. 상승기류에 올라탄 넷플릭스는 '솔로지옥4'로 공세를 이어가고, 티빙은 메가히트작 '환승연애'를 연달아 공개하며 점유율 방어에 맞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4일 넷플릭스의 '솔로지옥4'와 22일 티빙의 '환승연애 스핀오프'가 각사 플랫폼에서 방영된다.
넷플릭스 솔로지옥은 미국 넷플릭스의 '투 핫'을 표방한 프로그램이다. 무인도에 모인 남녀가 커플이 돼야만 섬을 할 수 있다는 콘셉트이다. 2021년부터 시리즈를 시작해 2022년 시즌2, 2023년 시즌3를 방영했다. 객관적 실적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좋아진다. 시즌2의 경우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10위에 진입했고, 시즌3은 방영 첫 주만에 글로벌 8위에 오르며 전시즌보다 순위를 높였다.
티빙도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로 소비자의 OTT 락인(Lock in, 충성 소비자를 묶는 현상)을 이끌었다. 이별한 커플이 모여 과거를 되짚는 환승연애는 시즌3 공개 첫 주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1위를 달성했다. 시즌2보다 50% 이상 많은 유료 가입자를 끌어모았고, 리뷰 및 리액션 콘텐츠가 활성화되며 '환친자'라는 독특한 소비문화를 낳았다. 환승연애가 티빙 대표 프렌차이즈 지적재산권(IP)로 자리매김하면서 지난해 5월 티빙은 쿠팡플레이에게 내준 '토종 OTT 월 이용자수 1위' 자리를 8개월만에 되찾기도 했다.
4위 사업자로 내려앉은 웨이브도 '연애남매'로 반짝 수혜를 봤다. 연애남매는 남매가 서로의 연애를 찾아주는 가족친화적 컨텐츠다. 지난해 3월 첫 방영부터 마지막 회차까지 4달간 주말 신규 유료가입견인 1위를 기록하며, 상반기 웨이브 전체 예능 중 가장 많은 신규유료가입자수를 끌어모았다. 웨이브 관계자는 “당해 2분기 예능 시청자 중 MZ세대 시청 비율이 60%에 육박하는 등 MZ세대의 신규 유입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연애는 사치'라고 느끼는 세대 분위기가 굳어질수록 연애 프로그램의 실적은 고점을 찍고 있다. OTT의 실적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함께하는 만큼 양사의 프로그램 라인업은 중요하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프로야구 중계를 무기삼아 다수의 야구팬을 유입시키며 토종 OTT 최초 '80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시즌 종료 후 프로야구의 빈자리를 메울 콘텐츠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25만명으로 전월(730만명) 대비 5만명 줄었다. 2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2개월 연속 이용자 수가 감소하며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6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1000만명 선으로 떨어지는 등 상반기 감소추세를 보이다 흑백요리사와 오징어게임2의 연이은 흥행으로 같은해 12월 1299만명이라는 자체 최고기록을 썼다. OTT 구독자 증가세 둔화라는 업황 분위기에도 MAU가 15%나 올라선 것이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의 이용자 수는 결국 '주목할 만한 콘텐츠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며 “이용자의 시선을 끌만한 콘텐츠를 지속 양산하지 못할 경우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상승기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락인을 지속시킬 콘텐츠를 이어가는게 중요하다는 평가다. 티빙도 웨이브와의 합병이 성사되기 전 넷플릭스의 점유율 침범을 단단히 방어해야 한다.
티빙이 숏폼을 도입함에 따라 연애 리얼리티의 하이라이트만 시청하던 타 플랫폼 사용자가 티빙을 이용할 가능성도 생겼다. 티빙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환승연의3의 클립 누적 조회수는 3억뷰를 기록했다. 티빙은 지난해 12월부터 자체 보유한 영상 콘텐트를 활용한 숏폼 서비스 ‘쇼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환승연애 등의 컨텐츠 등이 약 1분 가량 제공된다.
티빙 관계자는 "숏폼을 보다 해당 콘텐츠 본편으로 바로가거나 콘텐츠를 찜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큐레이션 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짧은 영상을 이용한 플랫폼 락인 효과를 겨냥했다는 의도다. 향후에는 숏폼을 위한 오리지널 드라마와 예능도 론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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