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블랙박스, 사라진 마지막 4분...전문가 "700만분의 1, 나도 처음"

제주항공 블랙박스, 사라진 마지막 4분...전문가 "700만분의 1, 나도 처음"

내외일보 2025-01-13 13:1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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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 이희철 기자 = 17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블랙박스가 결정적인 순간인 마지막 4분 동안 녹음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사고 원인 규명이 한층 어려워졌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에 대해 700만분의 1의 확률로 일어난 일이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충돌 직전 4분 동안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자료기록장치(FDR)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장이 **'메이데이 조류와 충돌했다'**고 외친 시간인 12月 29日 오전 8시 58분 48초까지만 음성기록이 남아 있었다.

블랙박스, 고강도 내구성에도 불구하고 작동 실패

권보헌 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13日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블랙박스는 굉장히 강력한 내구성을 가진 장치"라며, "3400G의 강도와 1100도 열에서도 1시간을 견딘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종실 녹음(Cockpit Voice Recorder)은 조종사와 관제사의 대화, 조종사끼리의 대화, 객실 승무원과의 대화 등을 녹음하기 때문에 기체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소음들이 기록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좌측 엔진에서 전원을 공급받고 우측 엔진에서 전원을 받는 CVR이 두 엔진이 모두 꺼지면서 전원 공급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두 장치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700만분의 1의 확률, 전례 없는 사례

권 교수는 "이렇게 두 엔진이 동시에 고장 나서 블랙박스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30년간 이 분야를 연구해 온 본인에게도 처음 겪는 일"이라며, "700만분의 1 정도의 확률로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항공기에는 2018年 이후 의무화된 보조 배터리 시스템(RIPS)이 장착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보조 배터리는 9분에서 11분간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보조 엔진 미작동, 기장의 절박한 상황

또한 권 교수는 "두 엔진이 모두 꺼지면 APU(Auxiliary Power Unit)라는 보조 엔진을 통해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고에서는 두 엔진이 모두 꺼져 유압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고, 기장은 부기장에게 '나를 도와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로 인해 보조 엔진을 작동시킬 시간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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