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단지에서 해저케이블을 시공하고 있다. / 사진=LS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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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 고공성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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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보조금 철회나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산업계의 대미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전선업계는 오히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제조업과 AI 산업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AI 시스템은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컴퓨팅 능력을 요구해 데이터센터 내에 탑재된다. AI 확대는 궁극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 증가로 이어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022년기준 460TWh에서 2026년에는 1050TWh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산업 강화를 공언한 만큼 전력망 인프라 구축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하고 있다. / 사진=대한전선
하지만 2010년대들어 미국 내 신규 고압 송전선 건설 규모는 크게 둔화했다. 2010~2015년까지는 매년 1700마일 길이의 고압 송전선이 신규 설치됐으나 2016~2020년에는 평균 645마일의 송전선이 설치되며 60% 이상 투자가 감소했다. 신규 발전원으로 인한 상당한 접속 증가에도 턱없이 작은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진 것이다.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미국의 전력 수요 성장률을 2023년 2.6%에서 2028년 4.7%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전력 수요 성장률이 2~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로운 송전망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는 노후 전력 인프라 교체와 AI 및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라 미국 내에서만 전력 수요가 2024년 8TWh에서 2030년 652TWh로 8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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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올라탄 전선업계… 실적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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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선업계는 이미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상황이다. LS전선의 올해 수주 실적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LS전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5조7073억원에 달한다. 전년동기 4조3677억원 대비 30.6%나 늘어났다. 4분기 들어서도 1조원가량의 추가 수주를 한 점을 감안하면 연간 기준으로는 7조원대의 수주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전선도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3257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4분기에 1조2000억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려 연간을 기준으로는 3조5000억원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수주잔고 합계는 10조원 이상으로 최대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LS전선
올해도 양사 모두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함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북미에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LS전선의 수익성 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은 지난 7월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IRA 혜택이 축소되더라도 현지 투자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지난 9월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현재 미국서 진행 중인 투자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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